고지서 수기작성이 도세 부른다/서울 2개구청 세도들의 수법

고지서 수기작성이 도세 부른다/서울 2개구청 세도들의 수법

성종수 기자 기자
입력 1994-12-31 00:00
수정 1994-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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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자의 의뢰→법무사 대형신고→필증 교부/부과액 끝자리 위조→납부→영수증 재위조

서울에도 세금도둑은 있었다.

세금담당 공무원과 법무사가 짜고 조직적으로 등록세를 횡령한 사건이 강남·노원구청에서도 발생한 것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서울의 경우 다른 지방과는 달리 전산화가 돼 있기 때문에 조직적인 세금횡령이 어렵다고 입이 마르도록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서울시 모든 구청에서 세금횡령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세도들에게 먹이를 제공한 것은 바로 손으로 쓴 납부고지서였다.

이들은 법무사가 세금납부고지서를 수기로 작성한뒤 세금을 내도 구청이 받아주도록 허용하고 있는 점을 악용해 세금을 빼돌렸다.

이는 22개 전 구청에 마찬가지로 적용된다.즉,강남·노원 이외의 다른 구청도 공무원들이 이같은 수법을 악용할 경우 얼마든지 세금을 횡령할 수 있는 것이다.

세도들이 써먹은 수법은 수기로 작성한 등록세 영수증의 끝자리 숫자를 고치는 원시적인 방법이다.

법무사들은 납세자로부터 등록세 납부대행을 의뢰받아 구청에 신고한뒤 전산으로 된 등록세영수증 5장을 발급받아 이를 수기고지서로 대체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액을 조작한다.세액이 5백만원일 경우 법무사는 수기납부고지서를 원래 부과된 금액의 10%인 50만원으로 작성해 은행에 낸다.

이어 은행으로부터 영수필통지서 3장을 교부받아 50만원을 타자용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원래 세액인 5백만원으로 고친뒤 2장은 등기소에,1장은 납부자에게 보낸다.

법무사로부터 2장씩의 영수증을 받은 은행과 등기소는 1장은 보관하고 1장은 해당 구청에 보낸다.

이렇게 되면 구청은 2장의 영수증에 써있는 세액을 곧바로 확인하기 때문에 은행영수증의 세액(50만원)과 등기소보관용의 세액(5백만원)이 다를 경우 확인 과정에서 쉽게 끝자리가 다른 것을 적발할 수 있다.

따라서 법무사와 공무원이 짜지 않고서는 이같은 원시적 비리가 일어날 수 없다고 세무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 15일 강남구 개포동 김종오 법무사 사무실의 세금횡령 비리가 드러나자 『공무원이 법무사와 결탁하지는 않았으며 은행과 등기소에서 받은 영수증 대조작업을 소홀히 한 것뿐』이라며 발뺌했었다.

서울시내 22개 구청에서 처리하는 등록세 수납 건수는 2백여만건으로 이중 부동산 관련 세금이 80만건이다.이 가운데 전산으로 처리되지 않고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금액으로는 35%,건수로는 70%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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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수작업 비율만 보더라도 법무사들과 담당 공무원이 손을 잡고 세금을 빼먹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다.<성종수기자>
1994-12-3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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