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낙원/그린 벤치/공연

바보들의 낙원/그린 벤치/공연

입력 1994-12-14 00:00
수정 1994-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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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극 연구소,극단 「동숭레퍼터리」 창단/바보/제도교육 맹점·의사소통 문제 꼬집어/그린/낙원을 찾아 떠나는 마음의 여정그려

중견 연극연출가들의 연구모임인 「우리극 연구소」(소장 이윤택)가 최근 자체 극단인 「동숭 레퍼터리」를 창단,최신 화제작 두편을 잇따라 무대에 올리며 본격 활동에 나선다.

이 극단은 이윤택·이병훈·유재철·이성렬·윤광진등 연극적 이론과 실천력을 아울러 갖춘 역량있는 연출가들이 힘을 합치고 있을뿐 아니라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서구 뮤지컬이나 상업극 보다는 정통연극 정신의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공연 작품은 「바보들의 낙원」(데이비드 매멧 작,유재철 연출)과 「그린 벤치」(유미리 작,이성렬 연출).모두 국내 초연작으로 그동안 행해졌던 해적공연의 「관행」에서 벗어나 원작자에게 각각 5백달러,공연수익의 3%씩을 저작권료로 지불키로 하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보들의 낙원」(원제 Oleanna)은 교수와 여대생 사이의 평범하고 의례적인 면담이 성희롱,성추행의 문제로 확산되는 과정을 통해 현대사회의 의사소통의 문제점과 제도교육의 맹점을 꼬집은 작품이다.극본을 쓴 데이비드 매멧(47)은 시적인 대사와 통속적인 대사가 자유로 넘나드는 작품세계를 특징으로 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 극작가다.이 작품은 내년 1월4일∼2월15일 서울 혜화동1 연극실험실에서 신춘무대로 꾸며진다.유재철 한명희 등 출연.

「그린 벤치」는 지난 93년 스물 두살의 최연소 나이로 일본 최고 권위의 기시다(안전)희곡상을 받아 화제를 낳았던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씨가 「물고기의 축제」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에 선보이는 작품이다.유씨는 일자무식이며 도박꾼인 아버지와 생계를 위해 카바레 여인이 되어야 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가정적으로 불우한 사춘기를 보내야 했다.유씨의 자전적 요소가 짙은 「그린 벤치」는 가정이란 보금자리에서 쫓겨난 「정신적 실향민」들이 그 잃어버린 낙원을 찾아 떠나는 마음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내년 1월11일∼2월26일 서울 강강술래 소극장 공연.손봉숙·홍정욱·조경숙이 출연한다.



극단「동숭레퍼터리」의 첫 예술감독을 맡은 윤광진(40)씨는 『최근 우리 연극계가 「탤런트 보기식」연극,한탕주의 연극 위주로 흐르고 있다』면서 『「동숭레퍼터리」는 정극 중심의 소극장 기획공연을 원칙으로,연극 본연의 정신을 지켜가는 「노아의 방주」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김종면기자>
1994-12-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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