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대학의 인간교육(사설)

시급한 대학의 인간교육(사설)

입력 1994-11-03 00:00
수정 1994-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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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도 폭력행위를 할 경우 엄격한 제재를 받아야 한다.학생신분이란 점을 고려해서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그동안의 사회인식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더구나 학생이 스승에게 폭력을 가했다면 그것은 패륜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교육적 차원에서도 단호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국대의 최모교수가 이학교 학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을 허탈한 심정으로 지켜보면서 느낀 감회다.보도에 따르면 최교수는 지난달 31일 술에 취한 학생들이 교내에 세워져 있는 불상을 걷어차는등 소란을 피워 『무슨 짓이냐』고 나무라자 학생들이 달려들어 집단폭행,전치 15일의 상처를 입혔다는 것이다.보도의 내용만으로는 당시의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으나 이 경우 사태의 본질은 학생들이 교수에게 집단으로 폭력을 휘둘렀다는 사실에 있다.설사 스승에게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자가 불손한 언동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네 사회의 전통윤리다.그럼에도 학생들이 먼저 잘못을 저질러놓고서 이를 지적하고 훈계하는 교수에게 폭력을 가했다니 말이 되는가.분노와 함께 가누기 어려운 아픔을 느끼게 된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폭력의 대상이 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이런 현상을 계속 방치하거나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대학이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교수가 제자를 고발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서 폭력학생들을 법에 따라 처벌할 수는 있을 것이다.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학생들이 교수를 집단폭행하는 패륜은 공권력에 의해서라도 막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대부분은 열심히 공부하고 착한데 극소수의 잘못만 들어 전체를 꾸짖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발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학생의 교수폭행이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가 하는 점을 뼈아프게 반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학당국이나 교수들도 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이같은 반도덕적인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그동안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은 지식의 전수에만 지나치게 매달려왔다.앞으로 이 사회를 이끌고 나갈 지도계층으로서의 인격함양에는 거의 눈을 감고 있었다.명심보감 강좌를 개설하는등 일부대학에서 이미 시작하고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인성교육에 역점을 두는 노력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 대학당국은 학생들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정직하고 공정한 학사행정을 펴야 하고 교수들은 교수로서의 본분과 사명을 다하고 있는가 하는 겸허한 자기성찰과 함께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몸가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대학당국은 물론 교수·학생,그리고 학부모들이 위기에 처한 대학교육을 바로잡기 위해 다같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1994-11-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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