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예술경연 「둔갑 민요」 유감/이소라 문화재전문위원(기고)

민속예술경연 「둔갑 민요」 유감/이소라 문화재전문위원(기고)

이소라 기자 기자
입력 1994-10-26 00:00
수정 199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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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춘천에서 제35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가 펼쳐졌다.농본국가였던 전통사회의 기본틀이 UR라는 거센물결을 맞아 뿌리까지 흔들릴것이 예상되는 미래를 내다볼때 이 모임의 존재 의의가 더욱 커졌다.전래민속이 더 이상 마을 단위로 자연스러이 계승될 것을 기대할 수 없기때문이다.

80년도 제21회 경연이래 계속 이 대회를 지켜보았던 필자가 민속음악을 연구하는 한 전문가로서 짚고 넘어가야할 한 가지 점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그간에 민속에 관한 경연형식의 폐해를 주장하는 의견들중에는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왜곡된 장면들이 연출된다는 지적이 있었다.생활속에서 동네사람들끼리 소박한 상태로 이어 내려왔고 또는 수십년 전에 이미 사라졌던 민속을 갑자기 낯설은 무대에 올리자니 연출자의 예술 감각과 인식의 정도에따라 시행착오적 작품도 나오기 마련이었다.

80년대에 비해 90년대의 출품작품들은 전체적으로 구성솜씨가 향상 되었지만 그러나 이따금씩 섞여있는 둔갑민요의 등장은 여전하다.그것도 보다 큰상을 안겨준작품들이 거기에대한 아무런 언급을 받음도 없이 그냥 지나치는 일은 본 대회의 중요성과 그 영향력을 생각할 때 결코 바람직 하지 못하다.

둔갑민요란 이 대회를 기연으로 창작되어나오는 민요아닌 노래들을 일컫는다.일 노래의 70∼80%가 멕박형식(한삶이 매번 가사를 바꾸어가며 소리를 멕이면 다른 사람들은 일정한 받음구로 받음)이다.멕박형식의 생명은 받음구에 있다.

일노래의 받음구는 그 자체가 지역성과 역사성을 대변하기에 오늘을 사는 우리가 이를 변개할 수 없다.하물며 새로 지어져나오는 받음구가 어찌 민요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겠는가.민요가 되려면 적어도 3세대는 전해내려가야하지않는가.메김구는 현장에 알맞는 노랫말을 새로 지어 불러도 좋지만 받음구를 연출자나 출연자가 마음대로 꾸며 마치 그 지역의 일노래였던것처럼 가장 하는 것은 민중의 생활역사에 대한 하나의 범죄행위이다.

생활속의 민속을 무대작품화 하자니 노래가 필요하고 적합한 민요를 찾지못할 경우도 있다.부득이 새로 지어넣은 받음구에 대하여 출연측은 팸플릿에다 그 점을 솔직히 밝혀두는 것을 관례화해야겠다.

우선 우수작품으로 시상하는 출품작들만이라도 그 부분에대한 보다 적절한 대응방법과 아울러 세계적인 무대에 내어 놓을 수 있는 작품으로 더욱 갈고 닦음을 위해 출연자들과 각 방면의 전문가들이 함께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이제는 마련되어야할 시점이라고 하겠다.
1994-10-2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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