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름패­현판쓰기 외길19년/한글날 명예박사학위 받는 원광호의원

한글이름패­현판쓰기 외길19년/한글날 명예박사학위 받는 원광호의원

박성원 기자 기자
입력 1994-10-09 00:00
수정 1994-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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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교포 한글교재 보내기」 적극 추진

그는 다른 국회의원들로부터 「외곬수」라는 평을 듣는 「독실한」 한글주의자다.

원광호의원(47·민자당·원주시)­19년에 걸친 우리말 연구와 보급운동의 공로로 한글날인 9일 세종대에서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명예」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기는 하나 그의 학위는 나름대로 무게를 지니고 있다.한글 타자기의 개발및 보급과 한글 컴퓨터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공병우박사(89)와 그가 단둘이서만 이번 학위를 받는다는 사실에서도 이를 알수 있다.그의 활동 가운데 빼어난 것은 한글현판및 이름패 쓰기 운동이다.

지난 92년 국회에 첫발을 들여놓자마자 그는 「국회의원 이름패의 한글 사용에 관한 청원」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법과 질서를 누구보다도 잘 지켜야 할 정치인들이 권위주의에 사로잡혀 지난 48년 국회가 마련한 한글 전용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의원 88%의 찬성을 받은 설문조사 결과도 첨부했다.

그러나 선례와 한글 전용법의 단서조항을 내세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선배 의원들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하자 혼자나마 한글 이름패를 쓰고 의원배지에 새겨진 「나라 국」자도 한자 대신 한글로 새겨 달고 다니고 있다.이 때문에 국정감사나 의정활동 현장에 나가면 얼굴을 모르는 일부 경비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는등 불편도 감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은행을 비롯,정부 주요기관의 현판을 한글로 바꾸도록 「압력」을 넣어 지금까지 모두 8백37개 기관에서 뜻을 이루었다.그는 『나라를 대표해서 외국에 나가 있는 공관들도 한자 현판을 사용,국적을 의심받고 있다』면서 『민족 주체성의 확립이 결코 국제화나 정보화의 역행으로 매도돼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지난 92년 중국 북경대학에서 열린 조선학 국제학술토론회에서 「한글자모의 구성원리와 세계공용어로서의 가치」라는 논문을 발표한 그는 모두 1만2천7백68자에 이르는 한글의 자모구성을 줄줄이 외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87년 과기처의 한글표준 전문위원,88년 한국교육훈련협회 연수실장,91·92년 제2차와 4차 조선학 국제학술대회 한국대표를 역임한 그는 「이것이 한글이다」 「바른말 바른글」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등의 책도 펴냈다.출판사를 경영하다가 75년 설립한 「한국 바른말 연구원」이 그의 한글운동의 「교두보」이다.

『한글이야 말로 컴퓨터화,정보화시대에 적합한 우리의 귀중한 유산』이라는 그는 『86년부터 시작한 미주 중국 러시아지역등지의 교포들에게 한글교재 보내기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확산시키고 싶다』고 했다.<박성원기자>
1994-10-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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