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고객 70여명 노렸다/지존파 수사

백화점 고객 70여명 노렸다/지존파 수사

입력 1994-09-23 00:00
수정 1994-09-2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현대」우수회원 1,200명중 납치대상 선별/명단 건네준 브로커 곧 소환/제보 이양,“7∼8명 살해 얘기 들었다”

연쇄살인조직 「지존파」는 추가범행을 위해 기관총과 소총까지 주문했으며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의 고객명단을 확보,이들중 일부를 대상으로 범행을 하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22일 범인들의 아지트였던 전남 영광군 농가에서 서울 현대 백화점 압구정지점 우수회원의 이름과 전화번호,매출내역등이 기록된 메모지가 발견됨에 따라 이 부분에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특히 압수한 39장의 컴퓨터 용지에 거래금액 순서대로 수록된 1천2백명가량의 고객중 앞부분의 70여명 이름앞에 ○△×의 표시가 돼있는 점으로 미뤄 이들을 우선 범행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객명단은 지난해 12월16일 작성한 것으로 돼 있다.

경찰은 고객명단에 물품거래내역이 정확하게 기록된 점으로 볼때 백화점 내부자가 명단을 누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백화점 직원들의 진술에따라 이 부분을 집중 수사중이다.

범인중 한명인 김현양은 이날 『앞으로의 범행을 위해 청계천의 브로커를 통해 기관총1정과 소총6정을 5백만원을 주고 주문했다』고 말하고 『중국의 훈련을 다녀온뒤 확보한 백화점고객명단의 인물들과 경기도 러브호텔 출입자 모두를 해치려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복역중인 「지존파」 두목 김기환을 21일 조사한 결과,김이 구속이전에 저질러진 20대 여자 살인사건과 같은 조직원 「송봉은」을 살해한 사실은 시인했으나 김이 구속된 지난 6월22일이후 이뤄진 3·4차 범행의 가담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김이 구속된 이후 일당 5명이 모두 15차례 김을 면회한 것으로 밝혀냈으나 면회기록등을 검토한 결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을뿐 범행에 관련된 내용이 없어 현재로는 김이 3,4차 범행을 지시했거나 공모했다는 혐의점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김을 추궁한 끝에 범인들이 아지트에 보관하고 있던 다이너마이트는 김이 92년 강원도 도계탄광 막장에서 인부로 일하면서 구해 범행에 사용키 위해 보관해왔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김은 이날 『당시 언론에 보도된 대학입시부정사건을 보고 「가진자」등 「더러운」 인간들을 청소해 버리려고 지난해 4월 전남 함평 대동면 K농장에서 강동은·문상록과 만나 조직을 결성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들과함께 있다가 탈출,이번 사건을 제보한 이모양(27·여)이 범인들로부터 『우리가 지금까지 살해한 사람만도 7∼8명에 달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중시,범인들이 지금까지 드러난 4건에 5명을 살해한것외에 다른 사람도 살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번 2차범행의 피해자인 「지존파」조직원으로 알려진 송봉은(23)은 송씨의 실제인 봉우군으로 살해 당시 17세였으며 살해되기 전까지 형 송봉은으로 행세해 온 것으로 밝혀냈다.<박은호기자>

◎김기환 광원생활때 다이너마이트 입수

「지존파」연쇄 납치살인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22일 이틀간의 현장검증으로 이번사건에 대한 물증이 확보돼 감에 따라 추가피해자등 여죄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이날 하오 중간수사발표를 통해 광주교도소에 수감돼있는 김기환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김이 수감된 6월22일부터 소윤오씨부부를 살해한 이달 15일까지 1주일에 한번꼴로 강동은등 5명과 번갈아 15차례나 면회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히 김씨가 수감된뒤 「지존파」의 새로운 두목이 된 강동은이 지금까지 11차례나 김을 면회했고 소씨부부를 살해한 지난15일에도 교도소에 면회온 것으로 드러나 사전에 김으로부터 범행을 지시받고 사후에 보고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1994-09-23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