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준 우리의 국가경쟁력(사설)

충격준 우리의 국가경쟁력(사설)

입력 1994-09-08 00:00
수정 1994-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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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무한경쟁의 국제화시대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또 부문별 경쟁력도 비교우위가 아닌 절대우위를 확보해야만 강력한 성장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스위스 민간연구재단인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가 최근 발표한 「94년 세계경쟁력보고서」는 우리에게 큰 실망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보고서에 나타난 우리의 국가경쟁력순위는 조사대상 41개 국가 가운데 중간이하인 24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이러한 순위는 싱가포르·홍콩·대만등 우리와 함께 아시아의 4용으로 불리던 경쟁상대국에 비해 훨씬 뒤지는 것일 뿐 아니라 적수로 생각지 않던 말레이시아·태국·칠레 등에도 떨어진 것이라 충격을 더해준다.

부문별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어서 국제화와 금융·기업·정부의 경쟁력이 모두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이러한 「한국경쟁력의 현주소」는 국제화·개방화를 소리높여 외쳐대던 우리 모두에게 심한 자괴감을 안겨주고 있으며 과연 진정한 실천의지가 있었던가 하는 회의감마저 들게 하는 것이다.

더욱이 싱가포르 2위를 비롯,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91년이후 줄곧 뒷걸음질치는 상황이어서 결연한 각오와 자세가 정부·기업·국민 모두에게 그 어느때보다 강력히 요청되는 것이다.

우리는 특히 국제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대기업들이 양적인 확장을 통해 국내시장에서 독점적 경쟁을 일삼는 행위를 지양하도록 촉구하고 싶다.보다 시야를 넓혀 기업경영의 세계화를 겨냥하고 대기업·중소기업 가릴 것없이 질적인 서비스의 개선과 기술혁신을 통한 신제품개발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우리기업의 경영혁신 마인드가 35위로 나타난 점은 타성에 젖은 국내기업들의 안이한 자세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외국근로자들에 대한 차별대우도 없어져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대외진출전략을 추진하는 처지에서 국내에 들어온 외국근로자들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우리근로자들도 외국에 나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논거를 만드는 셈이다.이번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그릇된 외국인근로자 처우문제를 국제화 저해의 큰 요인으로 꼽았다.

자본시장개방과 더불어 금융관행을 국제수준으로 올려놓는 일도 시급하다.실물경제의 원활한 움직임을 뒷받침해야 할 금융이 오랜 관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시대변화에 둔감하다면 국가경제의 체질은 튼튼해질 수 없는 것이다.정부측에서도 외국인 투자등에 대한 불필요한 간섭을 없앰으로써 민간의 창의력과 자율성이 주도하는 국가경쟁력강화를 지원해야 한다.
1994-09-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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