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먹은 민심… 애타는 “한표” 호소/개발공약 않고 「TK자존심」 논쟁/대구 수성갑/“관광특구”·“도청유치”… 공약 홍수/경주/푸대접론·쌀개방 등 싸고 입씨름/영월·평창
「8·2보선」출마자들은 선거전이 이미 중반을 넘어섰는 데도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아 불볕더위와는 또다른 몸살을 앓고 있다.구석구석 선거구를 다녀봐야 유권자들의 관심은 온통 무더위와 가뭄이 언제 끝날 것인가에만 쏠려있을 뿐 선거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은 자기의 목소리를 이슈로 부각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있고 이에 따라 지역별 선거쟁점의 윤곽도 분명해 지고 있다.
▷대구 수성갑◁
○…신흥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서울의 강남」에 비유될 정도로 대구에서는 생활수준이 높은 지역.따라서 섣부른 지역개발공약은 유권자들에게 별 호응을 얻지 못한다.후보들도 이같은 지역적 특색을 감안,「다리를 놓아 주겠다」「양로원을 짓겠다」는 등의 지엽적인 지역개발공약은 삼가고 있다.
문제는 「반민자 비민주」로 요약되는 이른바 「TK정서」.후보들은 문민정부 출범후 싹튼 이 지역의 소외감을 제1공략목표로 삼고 있다.저마다 「대구의 자존심을 되찾자」는 「자존심론」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그러나 자존심을 살리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현경자후보(신민)는 『민자당에 참패를 안겨주는 것이 대구의 자존심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반면 정창화후보(민자)는 『감정을 앞세운 한풀이 투표보다는 이성에 따른 투표가 자존심을 되찾는 진정한 방법』이라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권오선후보(민주)는 『두 후보 모두 기득권층으로 이들의 싸움에 대구시민들이 들러리를 서서는 안된다』는 논리로 자존심을 파고 들고 있다.
▷경주◁
○…지역적 특성에 맞추어 관광개발문제가 핵심이슈로 떠올라 민자당 임진출후보의 「경주시·군 관광특구지정」과 「문화재보호구역내 건축물규제 완화」,민주당 이상두후보의 「경주역사 이전」과 「경북도청유치」,무소속 정상봉후보의 「문화예술회관건립」등 지역개발공약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당의 후보가 여성인 점도주요 관심사.야권후보들은 이를 「여당의 경주자존심 무시」로 몰아치며 보수성향이 강한 유권자층의 반발을 유도하고 있다.당사자인 임후보는 「무뚝뚝한 아들보다 꼼꼼한 딸」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맞대응.
여기에 득표기반이 겹치는 임후보와 무소속 김순규후보의 「복수공천설」을 둘러싼 공방,낙선경력을 바탕으로 한 임후보와 민주 이후보 사이의 「3전4기냐,4전5기냐」하는 읍소경쟁,간헐적으로 나오고 있는 불법·탈법 선거운동시비등이 종반선거전에서 부각되고 있다.
▷영월·평창◁
○…민주당 신민선,신민당 김성용,무소속 강도원·함영기후보등 4명이 민자당의 김기수후보를 포위공격하는 형국속에 단골메뉴인 「강원도 푸대접론」과 농촌문제가 주요이슈로 일찌감치 굳어졌다.
야권후보들은 이 지역의 낙후원인이 줄곧 여당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탓이라면서 『쌀개방거부 약속을 어긴 민자당의 후보를 표로 심판,강원도 사람의 본때를 보여주자』고 호소하고 있다.이에 대해 김기수후보는 시장개방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면서 대신 『농촌복지와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큰 인물이 필요하다』는 「인물론」으로 맞서고 있다.
처음 예상됐던 영월과 평창의 지역대결 양상은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하지만 후보마다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지역경쟁바람이 일기를 기대하는 표정도 보인다.
여당후보는 평창의 단일주자인 점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한 눈치이고 야권후보들도 서로 녕월의 대표주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최병렬·진경호기자>
◎경주보선 공개토론회 표정/칼날 질문공세에 후보자들 진땀/옥외연설식 발언으로 빈축사기도
26일 경주시 청년회의소(JC)회관에서 있은 여야후보들의 공개토론회는 우리나라 선거사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날에도 관훈클럽 등에서 대통령 입후보자를 한사람씩 초빙,질의 답변을 벌이는 자리는 있었으나 이처럼 출마자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유권자들과 대화하며 「면접시험」을 치른 것은 지난 3월 통합선거법에서 근거조항이 마련된 데 따른 것이다(법 81조 후보자등 초청·대담토론회).
열띤 분위기속에 열린 토론회에서 보선에 출마한 6명의 후보들은 개인의 이력에서부터 공약의 신빙성까지 광범위하게 물고늘어진 이주대 전경주JC회장등 6명의 패널리스트 앞에서 진땀을 흘려야 했다.주최측은 토론의 효율적 진행을 위해 후보자의 정견발표를 7분이내로 제한한데 이어 관련 질문·답변시간을 3분씩 두차례로 했다.여야후보들도 처음 마련된 자리임을 의식한 탓인지 합동연설회 때와는 달리 다른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직접 비난을 삼가는등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후보자들에 대한 질문·답변시간이었다.
민자당의 임진출후보에게는 주로 「이당 저당을 옮겨다녔다는 전력시비와 항간에 떠돌고 있는 복수공천설의 진상」,고서수종의원의 유업계승 방안등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이에 임후보는 『계속해서 여권을 지향해왔으나 공천이 안돼 방황이 불가피했다』면서 『이번에 여권후보로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만큼 고서의원과의 친분,마당발로서의 부지런함을 살려 관광도시 경주의 부흥에 온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상두후보는 『뚜렷한 소득도 없이 어떻게 다섯번이나 국회의원에 출마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멋적게 웃으며 『처음 7대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가산을 탕진했으나 그뒤로는 2천만원이상을 쓰지 않았으며 이번에는 중앙당의 지원과 사업하는 동생의 도움으로 자금 동원이 가능하다』면서 전국 최고의 상수원건설,관광특구지정등 경주발전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민당의 최병찬후보는 『경주병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남에게 피해를 끼친 일이 없었느냐』는 추궁조의 질문을,무소속 김순규후보는 『고향에 잘 오지 않다가 10년만에 경주에서 다시 출마한 이유가 뭐냐』는 등의 힐난성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
무소속 정강주·정상봉후보에게는 「경주사람」으로서의 자격과 공약의 구체성,그리고 정치판의 떠도는 철새가 아니냐고 따지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패널리스트와 방청객등 2백여명이 참석했는데 일반 유권자는 특정후보 지지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돼 모두 JC회원들로만 채워졌다.
그러나 일부 후보자들은 아직도 옥외연설과 토론회를구분하지 못한듯 연설투로 장광설을 늘어놓아 빈축을 사기도 했으며 또다른 후보자는 시간을 지키지 않아 답변도중 마이크가 꺼지기도.또한 이날 토론회가 처음이어서인지 후보자들사이의 정책대결을 유도하기 보다는 단지 『경주에 오래 살았느냐』는등 단순한 질문만이 주류를 이뤄 「과연 쓸만한 인물인가」라는 측면에서는 미흡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경주=박성원기자>
「8·2보선」출마자들은 선거전이 이미 중반을 넘어섰는 데도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아 불볕더위와는 또다른 몸살을 앓고 있다.구석구석 선거구를 다녀봐야 유권자들의 관심은 온통 무더위와 가뭄이 언제 끝날 것인가에만 쏠려있을 뿐 선거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은 자기의 목소리를 이슈로 부각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있고 이에 따라 지역별 선거쟁점의 윤곽도 분명해 지고 있다.
▷대구 수성갑◁
○…신흥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서울의 강남」에 비유될 정도로 대구에서는 생활수준이 높은 지역.따라서 섣부른 지역개발공약은 유권자들에게 별 호응을 얻지 못한다.후보들도 이같은 지역적 특색을 감안,「다리를 놓아 주겠다」「양로원을 짓겠다」는 등의 지엽적인 지역개발공약은 삼가고 있다.
문제는 「반민자 비민주」로 요약되는 이른바 「TK정서」.후보들은 문민정부 출범후 싹튼 이 지역의 소외감을 제1공략목표로 삼고 있다.저마다 「대구의 자존심을 되찾자」는 「자존심론」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그러나 자존심을 살리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현경자후보(신민)는 『민자당에 참패를 안겨주는 것이 대구의 자존심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반면 정창화후보(민자)는 『감정을 앞세운 한풀이 투표보다는 이성에 따른 투표가 자존심을 되찾는 진정한 방법』이라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권오선후보(민주)는 『두 후보 모두 기득권층으로 이들의 싸움에 대구시민들이 들러리를 서서는 안된다』는 논리로 자존심을 파고 들고 있다.
▷경주◁
○…지역적 특성에 맞추어 관광개발문제가 핵심이슈로 떠올라 민자당 임진출후보의 「경주시·군 관광특구지정」과 「문화재보호구역내 건축물규제 완화」,민주당 이상두후보의 「경주역사 이전」과 「경북도청유치」,무소속 정상봉후보의 「문화예술회관건립」등 지역개발공약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당의 후보가 여성인 점도주요 관심사.야권후보들은 이를 「여당의 경주자존심 무시」로 몰아치며 보수성향이 강한 유권자층의 반발을 유도하고 있다.당사자인 임후보는 「무뚝뚝한 아들보다 꼼꼼한 딸」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맞대응.
여기에 득표기반이 겹치는 임후보와 무소속 김순규후보의 「복수공천설」을 둘러싼 공방,낙선경력을 바탕으로 한 임후보와 민주 이후보 사이의 「3전4기냐,4전5기냐」하는 읍소경쟁,간헐적으로 나오고 있는 불법·탈법 선거운동시비등이 종반선거전에서 부각되고 있다.
▷영월·평창◁
○…민주당 신민선,신민당 김성용,무소속 강도원·함영기후보등 4명이 민자당의 김기수후보를 포위공격하는 형국속에 단골메뉴인 「강원도 푸대접론」과 농촌문제가 주요이슈로 일찌감치 굳어졌다.
야권후보들은 이 지역의 낙후원인이 줄곧 여당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탓이라면서 『쌀개방거부 약속을 어긴 민자당의 후보를 표로 심판,강원도 사람의 본때를 보여주자』고 호소하고 있다.이에 대해 김기수후보는 시장개방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면서 대신 『농촌복지와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큰 인물이 필요하다』는 「인물론」으로 맞서고 있다.
처음 예상됐던 영월과 평창의 지역대결 양상은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하지만 후보마다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지역경쟁바람이 일기를 기대하는 표정도 보인다.
여당후보는 평창의 단일주자인 점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한 눈치이고 야권후보들도 서로 녕월의 대표주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최병렬·진경호기자>
◎경주보선 공개토론회 표정/칼날 질문공세에 후보자들 진땀/옥외연설식 발언으로 빈축사기도
26일 경주시 청년회의소(JC)회관에서 있은 여야후보들의 공개토론회는 우리나라 선거사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날에도 관훈클럽 등에서 대통령 입후보자를 한사람씩 초빙,질의 답변을 벌이는 자리는 있었으나 이처럼 출마자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유권자들과 대화하며 「면접시험」을 치른 것은 지난 3월 통합선거법에서 근거조항이 마련된 데 따른 것이다(법 81조 후보자등 초청·대담토론회).
열띤 분위기속에 열린 토론회에서 보선에 출마한 6명의 후보들은 개인의 이력에서부터 공약의 신빙성까지 광범위하게 물고늘어진 이주대 전경주JC회장등 6명의 패널리스트 앞에서 진땀을 흘려야 했다.주최측은 토론의 효율적 진행을 위해 후보자의 정견발표를 7분이내로 제한한데 이어 관련 질문·답변시간을 3분씩 두차례로 했다.여야후보들도 처음 마련된 자리임을 의식한 탓인지 합동연설회 때와는 달리 다른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직접 비난을 삼가는등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후보자들에 대한 질문·답변시간이었다.
민자당의 임진출후보에게는 주로 「이당 저당을 옮겨다녔다는 전력시비와 항간에 떠돌고 있는 복수공천설의 진상」,고서수종의원의 유업계승 방안등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이에 임후보는 『계속해서 여권을 지향해왔으나 공천이 안돼 방황이 불가피했다』면서 『이번에 여권후보로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만큼 고서의원과의 친분,마당발로서의 부지런함을 살려 관광도시 경주의 부흥에 온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상두후보는 『뚜렷한 소득도 없이 어떻게 다섯번이나 국회의원에 출마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멋적게 웃으며 『처음 7대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가산을 탕진했으나 그뒤로는 2천만원이상을 쓰지 않았으며 이번에는 중앙당의 지원과 사업하는 동생의 도움으로 자금 동원이 가능하다』면서 전국 최고의 상수원건설,관광특구지정등 경주발전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민당의 최병찬후보는 『경주병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남에게 피해를 끼친 일이 없었느냐』는 추궁조의 질문을,무소속 김순규후보는 『고향에 잘 오지 않다가 10년만에 경주에서 다시 출마한 이유가 뭐냐』는 등의 힐난성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
무소속 정강주·정상봉후보에게는 「경주사람」으로서의 자격과 공약의 구체성,그리고 정치판의 떠도는 철새가 아니냐고 따지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패널리스트와 방청객등 2백여명이 참석했는데 일반 유권자는 특정후보 지지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돼 모두 JC회원들로만 채워졌다.
그러나 일부 후보자들은 아직도 옥외연설과 토론회를구분하지 못한듯 연설투로 장광설을 늘어놓아 빈축을 사기도 했으며 또다른 후보자는 시간을 지키지 않아 답변도중 마이크가 꺼지기도.또한 이날 토론회가 처음이어서인지 후보자들사이의 정책대결을 유도하기 보다는 단지 『경주에 오래 살았느냐』는등 단순한 질문만이 주류를 이뤄 「과연 쓸만한 인물인가」라는 측면에서는 미흡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경주=박성원기자>
1994-07-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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