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부위에 직접 항암제 투입/간암치료에 「화학색전술」 효과

암세포 부위에 직접 항암제 투입/간암치료에 「화학색전술」 효과

박건승 기자 기자
입력 1994-06-08 00:00
수정 1994-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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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5㎝이하면 수술때보다 생존율 3배

간동맥의 혈류를 차단하고 암세포 부위에 직접 항암제를 투여하는 이른바 「화학색전술」이 간암환자 치료에 매우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화학색전술은 환자의 종양 크기가 직경 5㎝이하인 경우에는 수술때보다 오히려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판명돼 간암 초기의 비수술적인 치료법으로 정착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박재형교수(진단방사선과)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논문을 통해 『지난 87년부터 6년동안 화학색전술로 치료받은 간암환자 1천67명의 1년 평균 생존율이 60.6%,3년 생존율은 2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그는 또 화학색전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종양크기가 직경 5㎝ 미만인 사람들의 1년 평균 생존율은 84.1%,3년 생존율은 50.4%였다고 보고했다.이들의 평균 생존기간은 18개월로 전신 항암요법을 받은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 6개월보다 훨씬 높았다.특히 종양의 크기가 5㎝이하인 환자의 3년 생존율은 간절제 환자의 평균 3년 생존율인 45.6%보다 5%포인트가 더 높은 것이다.

화학색전술이란오른쪽 대퇴부 동맥으로 미세관을 넣어 종양세포 부위의 간동맥에 도달케한 뒤 이 관을 통해 항암제와 조영제를 주입하는 방식을 말한다.이렇게 하면 조영제가 간동맥의 혈류를 차단하고 고농도의 항암제는 종양세포 바로 옆에서 약효를 발휘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죽게 만든다.

박교수는 『혈관덩어리인 간은 혈액을 통해 여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아야 세포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종양세포에 공급되는 혈액을 차단하면 괴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국내 간암환자는 전체 환자의 10%이며 간암의 발생빈도는 위,자궁,폐에 이어 4번째를 차지하고 있다.또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에 24명꼴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간암의 치료법은 크게 절제수술법,전신 항암요법,화학색전요법으로 나뉘어지는데 절제술의 경우 오랜 간경화로 간기능이 떨어져 마취가 불가능하거나 종양이 대혈관 부근에 있을 때는 수술이 힘들 뿐만 아니라 간을 잘라내도 재발율이 높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교수는 『화학색전술이 간암조직에 영양분을 공급하는간동맥에 직접 항암제와 색전물질을 주입하므로 상대적으로 치료효과가 높고 합병증이 적다』며 『다만 환자의 종양크기와 간기능상태가 이 치료법에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박건승기자>
1994-06-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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