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노인모시기/「효행 대행센터」 이용하기도

고령사회 노인모시기/「효행 대행센터」 이용하기도

장경자 기자 기자
입력 1994-05-29 00:00
수정 1994-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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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70%·도시30%이상 자식과 떨어져 생활/주말엔 아이들과 부모찾아 고독감 덜고/매일 일정한 시간에 전화 문안 드리도록

외아들 내외가 홍콩지사로 전근돼 3개월전부터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는 조동민 할머니(68·삼성노인대학장)는 요사이 거처를 비슷한 연배의 친척들이 많은 고향 경주로 옮길까 생각중이다.

『그동안 아들가족과 지내면서 행동에 제약을 받아 솔직히 불편할 때도 많았어요.그래서 혼자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혼자 되고보니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때문에 늘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조할머니는 이런 생각이 며칠전 자식과 떨어져 혼자 지내던 한 노인이 사망후 1주일만에 발견된 사건이래 더욱 강렬해졌다고 밝힌다.

오래전부터 노인대학을 맡아 운영,노인들의 심리를 비교적 잘 안다는 조할머니는 『노인들은 자유롭게 독립된 생활을 하고 싶어하면서도 막상 혼자 또는 노인부부만 살게되면 고독감에 사로잡혀 자식 생각만한다』고 들려준다.

부모부양의 1차적 책임이 아직은 자식에게 있는 우리사회에서 이유야 어떻든 최근 혼자 지내던 75세의 할머니가 시체로 발견된 사건은 모두에게 충격을 주고있다.

이 사건은 함께살며 관심과 사랑을 나눌 여건이 안되는 현대사회속에서의 가정의 실상과 문제점을 드러낸 한 예로 고령화 사회에서의 현명한 노인모시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0세이상 노인인구는 총인구의 7.6%이다. 이들의 생활형태는 농촌에 사는 경우 70%이상이,대도시의 경우에도 30%이상이 홀로 살거나 노부부끼리 자식과 떨어져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이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내 일같이 여기며 『우리도 자칫하면 큰 망신 당하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나이 드신 부모님,어떻게 모시는 것이 바람직할까.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금래 사무총장은 85세가 넘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혹시나 싶어 낮에도 누군가를 반드시 함께 있게한다고 말한다.또 혼자 있기보다는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싶어 하기때문에 특별히 할 얘기가 없으면 할머니가 즐겨 보는 TV 드라마를 화제삼아 얘기한다고 밝힌다.

또한 주부 김인자씨(42·서울 목동아파트)는 남편이 외아들이지만 칠순이 넘은 시부모가 떨어져 살기를 원해 따로 살면서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안부전화를 드리고 주말엔 특별한 일이 없는한 아이들과 부모님을 방문하는것을 원칙으로 세워 결혼이후 15년이 넘도록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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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노인문제 전문가 박재간씨는 자신도 70이 넘은 노인이지만 『산업화 사회에서 부모·자식이 떨어져 사는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모시지 못하는데 너무 죄의식을 느끼지 말라고 한다.그러나 멀리 떨어져 살게되면 급한 일이 발생해도 손을 쓸 수 없는만큼 그 대안으로 사회사업기관이나 여성단체등의 「효행대행센터」를 이용,대신 노인들을 찾아보게 하며 전화나 매일 빠짐없이 하라고 조언한다.또 『노인들은 겉으론 건강한 것 같아도 모두 2∼3종류의 질병은 앓고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형편이 여의치 못한 노인들은 효도하지 않는 자식들만 원망할 것이 아니라 혼자 혹은 노부부만 사는 이웃의 노인들이나 가까운 친척들과 연계를 맺어 만일의 경우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장경자기자>
1994-05-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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