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업 합심… 중·태서 일·미의 아성 잠식
독일이 아시아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수년째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전후 최악의 불황과 저임금을 이용한 동유럽의 서유럽시장 잠식이 독일 수출산업에 미친 위협을 아시아시장 진출로 극복하려는 것이다.
독일이 이처럼 자세를 바꾸면서 아시아시장에서 최대의 표적으로 떠오른 나라는 중국이다.지난해 11월 콜 독일 총리가 중국을 방문할 때 지멘스사의 사장등 경제계인사를 대동한 것은 독일의 이러한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었다.이때 독일은 지멘스사가 광주지하철공사에서 전자 및 전기통신장비를 포함해 6억9천만달러어치를 공급하기로 계약하는 등 중국으로부터 모두 28억달러어치의 계약을 따냈다.
중국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 아시아시장 진출에서 독일정부는 경제계의 구체적 사안에 대해 전통적으로 취해오던 불간섭주의를 버리고 총리를 비롯한 정부각료가 재계의 일을 대신하는 「세일즈맨」으로 나섰다.지난해 가을 독일 재계 대표들이 아시아태평양위원회(APA)가 발족한 것과 거의 동시에 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발표한 것도 정부의 「재계 거들기」를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다.
렉스트로 경제장관이 지난해 4월 인도,태국,대만을 방문한 것도 같은 경우로 볼수 있다.렉스트로는 인도방문때 이미 채결된 항공협정을 발판으로 광범한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했다.대만에서는 고속전철건을 독일기업이 따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벌였다.
독일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아시아맹주인 일본을 따돌리는 예도 나오고 있다.태국의 전화망부설 입찰에서 독일기업이 일본을 패배시킨 것이 그것이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독일 기업수는 5백여개에 이른다.이중 폴크스바겐의 성공은 기념비적이다.중국내 승용차시장의 40%가 이미 폴크스바겐에 장악된 상태이다.
옛 동독시절 관계가 밀접했던 베트남시장에 흥미를 갖고 있는 기업도 많다.베트남측도 옛 동독과의 관계를 살려 독일기업이 적극적으로 진출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화교인맥을 활용해 중국과 독일의 비즈니스를 중개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독일기업의 아시아참여로 그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일본과 미국은 지위가 크게 흔들리게 된 반면 아시아나라들로서는 독일의 참여로 경제가 활성화하고 독점이 무너지는 등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진단이다.<고명섭기자>
독일이 아시아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수년째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전후 최악의 불황과 저임금을 이용한 동유럽의 서유럽시장 잠식이 독일 수출산업에 미친 위협을 아시아시장 진출로 극복하려는 것이다.
독일이 이처럼 자세를 바꾸면서 아시아시장에서 최대의 표적으로 떠오른 나라는 중국이다.지난해 11월 콜 독일 총리가 중국을 방문할 때 지멘스사의 사장등 경제계인사를 대동한 것은 독일의 이러한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었다.이때 독일은 지멘스사가 광주지하철공사에서 전자 및 전기통신장비를 포함해 6억9천만달러어치를 공급하기로 계약하는 등 중국으로부터 모두 28억달러어치의 계약을 따냈다.
중국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 아시아시장 진출에서 독일정부는 경제계의 구체적 사안에 대해 전통적으로 취해오던 불간섭주의를 버리고 총리를 비롯한 정부각료가 재계의 일을 대신하는 「세일즈맨」으로 나섰다.지난해 가을 독일 재계 대표들이 아시아태평양위원회(APA)가 발족한 것과 거의 동시에 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발표한 것도 정부의 「재계 거들기」를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다.
렉스트로 경제장관이 지난해 4월 인도,태국,대만을 방문한 것도 같은 경우로 볼수 있다.렉스트로는 인도방문때 이미 채결된 항공협정을 발판으로 광범한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했다.대만에서는 고속전철건을 독일기업이 따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벌였다.
독일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아시아맹주인 일본을 따돌리는 예도 나오고 있다.태국의 전화망부설 입찰에서 독일기업이 일본을 패배시킨 것이 그것이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독일 기업수는 5백여개에 이른다.이중 폴크스바겐의 성공은 기념비적이다.중국내 승용차시장의 40%가 이미 폴크스바겐에 장악된 상태이다.
옛 동독시절 관계가 밀접했던 베트남시장에 흥미를 갖고 있는 기업도 많다.베트남측도 옛 동독과의 관계를 살려 독일기업이 적극적으로 진출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화교인맥을 활용해 중국과 독일의 비즈니스를 중개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독일기업의 아시아참여로 그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일본과 미국은 지위가 크게 흔들리게 된 반면 아시아나라들로서는 독일의 참여로 경제가 활성화하고 독점이 무너지는 등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진단이다.<고명섭기자>
1994-05-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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