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이 클래식음악광… “음악처럼 살지요”/함께 본 음악·연극표 추억담아 수십년 간직/세딸 출생 기념해 담근 포도주가 이젠 가보
정원에 심어진 풀꽃 한송이,작은 돌하나에도 가정의 역사가 담겨 있고 클래식 음악 연주회에 갈 가족 적금을 붓는 집.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상용씨(56·기독교방송 사목실장) 가정의 모습이다.
『세월과 함께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또 성숙해가는 가족간의 사랑이 집안 구석구석에 모두 남아있지요』이 집의 가훈 「작은 것을 사랑하자」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손이 귀한집 맏며느리로 들어와 딸만 셋을 낳았다는「구 시대성」자책감을 극복하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해 키워온 안주인 정명자씨(52).『사랑과 정성만큼 버릴 것이 없었다』고 말한다.첫딸 수아(27·회사원)가 태어난 68년을 기념,담근 포도주가 고급 와인이 돼 집안의 가보로 자리잡았고 수진(25·대학생)지혜(23·〃)의 탄생 기념주를 비롯,매년 여름 담근 포도주 향기가 집안 지하실에 가득하다.
「딸하나,공주 하나,여식하나」세딸이 각각 자라온 모습을담은 앨범도 각각 5권씩이나 된다.첫회 예방접종용지,유치원 등록증,편지등이 모두 아름다운 사연이 돼 함께 꽂혀있다.집에 카메라가 없었던 68년엔 첫딸 수아의 첫 울음소리를 녹음테이프에 담았을 정도다.
『국민학교때 고아원에서 다니던 학급친구를 위해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두개씩 싸들고 등교하면서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어요.하지만 지금은 「나도 엄마·아빠처럼 살아야 할텐데」라고 생각해요』수아씨의 말이다.
지난 83년 지휘자 카라얀(당시 75세)이 그 다음해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해 난방비와 맞먹는 가족들의 입장권을 사기 위해 적금을 부었던 음악광 가족.당시 멋모르고 따라 다녔던 두딸 역시 열렬한 클래식 음악팬이 돼 1년치 공연 계획표를 찾아 함께 관람한다.요즘 집안에 흐르는 음악도 오는 19일 정명훈의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단 공연을 미리 공부하기 위해 틀어놓는 레퍼토리.
33년전 정씨의 서울대 간호학과 재학시절부터 모은 음악 미술 연극 관람표와 프로그램에서부터 온가족이 관람한 연극표등을 하나도 버리지 않은 것은물론이다.
학교와 직장에서 바로 저녁 음악회로 향하는 식구들을 위해 김밥을 핸드백에 담아오고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홍보위원으로,또 이웃과 함께 분리수거운동및 생필품 공동구매운동등 안팎으로 쉴틈 없이 살고 있는 아내를 향해 한상용씨는『달빛 햇빛냄새가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럼없이 밝힌다.
이들 부부는 「삶의 가치관인 종교(기독교)가 같고 클래식음악을 즐길 수있는 사람」을 세 딸의 남편감으로 꼽는다.사위들은 베이스를 맡아 가족중창단을 만들었으면 한다.
이집 마당엔 부인 정씨의 친정 외할머니로부터 2대에 걸쳐 전해져온 옥잠화가 곱게 자라고 있다.
한상용씨 부부는 나이가 들면서 아이들의 성장앨범과 바로 이 옥잠화를「챙겨 들고」68년 70년 72년에 담근 포도주를 함께 마시면서 노래를 부를 세사람의 기사가 누굴까가 자꾸만 궁금해진단다.<김수정기자>
정원에 심어진 풀꽃 한송이,작은 돌하나에도 가정의 역사가 담겨 있고 클래식 음악 연주회에 갈 가족 적금을 붓는 집.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상용씨(56·기독교방송 사목실장) 가정의 모습이다.
『세월과 함께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또 성숙해가는 가족간의 사랑이 집안 구석구석에 모두 남아있지요』이 집의 가훈 「작은 것을 사랑하자」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손이 귀한집 맏며느리로 들어와 딸만 셋을 낳았다는「구 시대성」자책감을 극복하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해 키워온 안주인 정명자씨(52).『사랑과 정성만큼 버릴 것이 없었다』고 말한다.첫딸 수아(27·회사원)가 태어난 68년을 기념,담근 포도주가 고급 와인이 돼 집안의 가보로 자리잡았고 수진(25·대학생)지혜(23·〃)의 탄생 기념주를 비롯,매년 여름 담근 포도주 향기가 집안 지하실에 가득하다.
「딸하나,공주 하나,여식하나」세딸이 각각 자라온 모습을담은 앨범도 각각 5권씩이나 된다.첫회 예방접종용지,유치원 등록증,편지등이 모두 아름다운 사연이 돼 함께 꽂혀있다.집에 카메라가 없었던 68년엔 첫딸 수아의 첫 울음소리를 녹음테이프에 담았을 정도다.
『국민학교때 고아원에서 다니던 학급친구를 위해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두개씩 싸들고 등교하면서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어요.하지만 지금은 「나도 엄마·아빠처럼 살아야 할텐데」라고 생각해요』수아씨의 말이다.
지난 83년 지휘자 카라얀(당시 75세)이 그 다음해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해 난방비와 맞먹는 가족들의 입장권을 사기 위해 적금을 부었던 음악광 가족.당시 멋모르고 따라 다녔던 두딸 역시 열렬한 클래식 음악팬이 돼 1년치 공연 계획표를 찾아 함께 관람한다.요즘 집안에 흐르는 음악도 오는 19일 정명훈의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단 공연을 미리 공부하기 위해 틀어놓는 레퍼토리.
33년전 정씨의 서울대 간호학과 재학시절부터 모은 음악 미술 연극 관람표와 프로그램에서부터 온가족이 관람한 연극표등을 하나도 버리지 않은 것은물론이다.
학교와 직장에서 바로 저녁 음악회로 향하는 식구들을 위해 김밥을 핸드백에 담아오고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홍보위원으로,또 이웃과 함께 분리수거운동및 생필품 공동구매운동등 안팎으로 쉴틈 없이 살고 있는 아내를 향해 한상용씨는『달빛 햇빛냄새가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럼없이 밝힌다.
이들 부부는 「삶의 가치관인 종교(기독교)가 같고 클래식음악을 즐길 수있는 사람」을 세 딸의 남편감으로 꼽는다.사위들은 베이스를 맡아 가족중창단을 만들었으면 한다.
이집 마당엔 부인 정씨의 친정 외할머니로부터 2대에 걸쳐 전해져온 옥잠화가 곱게 자라고 있다.
한상용씨 부부는 나이가 들면서 아이들의 성장앨범과 바로 이 옥잠화를「챙겨 들고」68년 70년 72년에 담근 포도주를 함께 마시면서 노래를 부를 세사람의 기사가 누굴까가 자꾸만 궁금해진단다.<김수정기자>
1994-04-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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