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시비… 뜨거운 설전 2시간/판문점 실무대좌 이모저모

사사건건 시비… 뜨거운 설전 2시간/판문점 실무대좌 이모저모

입력 1994-03-04 00:00
수정 199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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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동면깨자” 출발은 부드럽게/송대표,“평양측 무성의에 대단히 실망”

3일 열린 특사교환을 위한 제4차 실무접촉은 북측이 패트리어트 미사일 도입중지 및 김영삼대통령의 발언 취소 등을 전제조건화하는 바람에 2시간 15분동안 치열한 설전으로 일관.

○…송영대 우리측 수석대표는 이날 회담을 마친후 기자들과 만나 『북측이 기존의 이른바 「핵전쟁연습중지」와 「국제공조체제포기」라는 두가지 요구 이외에 새로이 두가지 전제를 들고 나왔다』면서 『그래서 오늘 접촉결과는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북측의 자세에 유감을 표시.

송차관은 이날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 이날 접촉에서 북측이 이들 4개항의 전제조건을 꺼내자 이를 『부당·부적절·불필요 등 「3불」조건』이라며 철회를 촉구.

송대표는 『북측 주장이 타당해서가 아니라 핵문제 해결을 위한 충정에서 우리측이 팀스피리트훈련을 중지키로 했다』고 상기시킨 뒤 『북측이 핵문제와 관련한 국제공조를 포기하라고 하나 국제공조체제 구축의 원인제공자인 북한이 먼저 핵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등 북측의 주장을 일일이 공박.

○명확한 답변회피

○…북측 박영수대표는 4개항의 요구가 특사교환의 전제조건이냐는 송대표의 추궁에 『필수불가결한 빗장』,『특사교환을 좋은 분위기속에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명확한 답볍은 회피.

한편 우리측은 이날 특사교환을 가능한한 조기에 성사시킨다는 목표로 절차문제에 대해 북한측의 주장을 거의 대부분 수용한 13개 항목의 합의서 수정안을 준비했으나 북측은 합의서수정안도 준비하지 않는 등 무성의한 자세.

송대표는 『2∼3개 항목을 제외하고는 거의 북측안을 받아들였다』면서 북측안과 다른 특사방문 순서를 제시한 것과 관련,『북한측이 먼저 특사를 제의했으므로 제의한 측에서 서울을 우선 방문하는 것이 상식이고 도리』라고 설명.

남북대화가 중단된지 4개월여만에 재개된 이번 접촉에서 남측수석대표인 송영대통일원차관과 북측수석대표 박영수조평통 서기국부국장은 3일 상오 10시 정각 회담장으로 나와 악수를 나누며 『반갑습니다』고 인사.

○…송차관은 『작년 10월 겨울이 시작될 무렵 회담이 중단됐다 봄이 오는 이때 다시 만나니 긴 겨울잠을 잔것 같다』며 『남북관계도 동면에서 깨어나 판문점에도 봄이 왔으면 좋겠다』고 서두발언.

이에 대해 북측 박수석대표는 『지난해 가을 곡식이 무르익을때 만났다가 이제야 다시 만남으로써 결국 한 절기를 허송했다』며 『더이상 민족앞에 죄를 짓지말고 오늘중에라도 특사교환문제를 매듭짓자』고 강조.

○…우리측 송대표와 북측 박단장은 서로의 「봉투」와 「가방」을 빗대 가벼운 설전.

박단장은 자신이 가져온 흰 봉투를 가리키며 『나는 오늘 특사를 타결할 생각이기 때문에 다른 것은 가져오지 않고 합의서가 든 작은 봉투만 가져왔다』며 『송선생은 큰 가방을 가져온것을 보니 아직도 이러쿵 저러쿵 할 말들을 많이 할 준비를 해온 모양』이라고 말해 폭소.

송대표는 이에 대해 『박선생이 가져온 큰 선물을 담기위해 이 가방을 가져왔다』며 『이번에는 박선생이 선물을 줄 차례일 것』이라고 가볍게 응수.

○개방 은근히 촉구

○…우리측 송대표와 북측의 박대표는 문화재 보존사업을 화제에 올려 「뼈있는」 말들을 주고 받기도.

우리측 송대표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도읍을 정한지 어언 6백년을 맞아 요즈음 서울에서는 정도 6백년 기념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오는 97년 완공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경복궁 복원사업』이라고 소개.

송대표는 이어 『올해 「한국 관광의 해」를 맞아 우리측은 해외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고 운을 뗀뒤 『차제에 해외동포를 포함한 국내외 관광객이 남쪽뿐만아니라 금강산과 설악산 등 남북을 왔다갔다 하며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재를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은근히 북측의 「개방」을 촉구.

이에 북측 박단장은 『재작년 5월 김일성수령의 지시로 시작한 고려 왕건릉 개건공사가 왕건탄생 1천1백17돌인 지난 1월30일 완료됐다』면서 왕건을 우리 역사상 「첫통일국가」의 시조왕으로 지칭.

박단장은 『특사교환이 이뤄지게 되면 송대표를 가능하면 왕건왕릉에 모셔다 보여주고 싶다』는 등 고조선­고구려­고려­북한으로 이어지는 「정통성」을 부각시키려 안간힘.

○김영주 등 거론된듯

○…북측 기자들은 『미­북 3단계회담 이전에 특사교환이 이루어질 것같으냐』는 질문에 『우리는 적극적으로 하자는 입장이니까 잘 될 것』이라고 이구동성.

북측기자들은 특히 우리측 특사가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을 표명.

중앙통신의 한 기자는 『남측에서는 특사가 이미 정해졌느냐』고 관심을 표명한뒤 『민족내부문제인 만큼 남측이 적극적으로 나오면 21일전에 특사교환이 될 수 있을 것 아니냐』고 반문.

다른 북측기자는 『김용순대남담당비서는 제역할을 하고 김영주부주석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이들중 한 사람이 특사가 될 수 있음을 시사.
1994-03-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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