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하는 일본소비재(사설)

범람하는 일본소비재(사설)

입력 1994-03-02 00:00
수정 1994-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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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일본산 소비재 수입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제품이 설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그렇지 않아도 중화학공업과 경공업간의 경기양극화현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소비재 산업 가운데 화장품·완구·문구·공예품 등의 메이커는 일본제품의 범람으로 인해 중대한 기로를 맞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수입은 전년보다 63%가 늘었고 3년전인 90년보다는 무려 2.4배나 증가했다.문구는 지난해 36%,완구는 42%,공예품은 24%가 각각 증가했다.이 증가율은 93년 평균 수입증가율 2%에 비해 최소 12배에서 최고 31배를 뛰어넘는 엄청난 수치이다.이런 추세로 몇년만 가면 이들 일본제품이 국내시장을 석권하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최근 1∼2년사이에 주부들의 선호현상이 일본제품으로 바뀌면서 급속도로 수입이 늘고 있다.일본제 문구도 몇년전에는 부유층자녀를 중심으로 선호현상이 있었으나 이제는 계층에 관계없이 선호도가 높아가고 있다고 한다.일본제품이 국산에 비해 가격이 2∼3배나 비싼데도 국산품은 외면하고일본제품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부유층 자녀들은 의류도 외국 유명상표가 붙은 것이 아니면 입으려 하지않고 외제 학용품이 아닌 것은 쓰지를 않는다고 한다.이들 부유층 2세들은 외국제품은 무조건 좋고 국산제품은 모두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같다.어떤 학생들은 문구를 사기전에 『일제냐』고 꼭 묻는다는 것이다.

우리 2세들의 외제선호현상은 그 책임이 기성세대인 우리에게 있다.일본제 화장품을 쓰는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일본제가 좋은 것으로 생각하며 자랄 수밖에 없지 않은가.그들도 자연히 일본제 완구와 문구를 쓰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외제선호현상에 물들어 버리고 있다.더구나 가격에 대한 생각을 전혀 갖지 않고 자라고 있다.이는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우리는 이들에게 하루 빨리 건전한 소비생활의 의미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자녀들에게 「절약」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어야 하고 「낭비」와 「과소비」라는 용어의 참뜻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국산품 애용의 참다운 의미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학부모들과 학교 선생님들은 우리 2세들에게 무조건 국산품을 애용하라고 할게 아니라 공업진흥청 등에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국산품과 외제의 가격과 품질을 비교하는 산교육을 통해서 국산품을 애용토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특히 학부모들은 『외제가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선호현상을 버려야 한다.문구나 완구 등을 생산하는 국내 메이커들도 3·1절을 맞아 일본제품의 범람을 막기위해 그 제품을 능가하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해보라.
1994-03-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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