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열의 3월(외언내언)

선열의 3월(외언내언)

입력 1994-03-01 00:00
수정 1994-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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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잃고 그토록 많은 압정에 시달리는 작은 나라 조선이긴 하지만 최후의 희생이 승리를 가져오고서야 끝나리라는 희망을 우리는 오히려 버리지 않고 있다』님 웰스가 쓴 『아리랑의 노래』에서 주인공 김산이 한 말이다.

동북아의 한귀퉁이에 매달려 운명의 불행을 처절하게 지탱하며 세기말의 세계사에서 가물가물 잊힐뻔한 조국을 끌어안고 여전히 독립의 꿈을 버리지않았던 선렬들의 열정이 3월에는 진하게 배어있다.

개방압력을 새로운 시련으로 만나 무한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과제를 안고 있는 오늘의 우리형편이 구한말의 조선이 처해있던 환경과 너무 흡사하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그래도 그토록 암울하던 시련의 터널 속에서도 오히려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분들의 용기를 되새겨봄직하다.

「3·1절」의 달 3월은 각급 학교의 새학기가 시작되기도 하고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기도 하는 달이다.그리고 3월은 대지가 잉태한 봄을 싹틔우는 달이다.계절의 신비함따위는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하게된 메마르고 거칠어진 오늘의사람들은 거의가 무심하지만 그래도 봄은 아름답고 위대하다.우리 안에는 봄이면 일깨워질 수 있는 신선한 혼과 힘이 내재해 있다.

우리앞에는 당장에도 알찐거리는 골칫거리들이 숱하다.금방이라도 곤두박질치듯 추락하는 국가경쟁력,다락같이 치솟고싶어 몸살하는 물가,날이 갈수록 황폐해져서 남에게는 한없이 가혹하고 자기에게는 관대해진 사람들,여전히 가랠수 없는 이웃으로 애를 먹이는 북쪽 이웃이 우리의 일상을 에워싸고 있어서 계절같은 것에는 무감한 우리에게 여전히 노여움도 안타고 찾아와주는 봄이 벌써 저만큼 와있다.

우리가 이달의 특성인 열정과 새로움의 감수성을 복원하여 그 값어치를 찾아 지닌다면 한해가 탄탄하게 영글 수 있을 것이다.빛나는 달 3월을 차지하자.
1994-03-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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