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력·친밀감이 YS리더십의 핵심/통치1년을 반추해본다/대담

결단력·친밀감이 YS리더십의 핵심/통치1년을 반추해본다/대담

입력 1994-02-22 00:00
수정 1994-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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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의 비전 승화·시민 자발성 유도가 과제로

□대담

송복 연세대교수·사회학/박재창교수 숙명여대교수·행정학

오는 25일로 출범 1주년을 맞는 김영삼정부.그동안 김대통령의 리더십은 개혁드라이브를 통해 과단성과 결단력을 보여줌으로써 문민정부의 시작이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한편으로 오랜 병폐인 관료구조개편에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문민정부 출범 1주년에 즈음,연세대 송복교수(사회학)와 숙명여대 박재창교수(정치학)를 통해 김대통령의 지도력을 분석해본다.

▲송복교수=지난 30년 지도자의 리더십을 들여다보면 정치적으로는 권력의 집중화,경제적으로는 정부주도형,사회문화적으로는 성장제일주의로 효율성에 기반을 뒀습니다.새시대,즉 문민리더십은 분권화와 민간주도의 경제성장,형평제일주의로 배분을 중요시하는 리더십으로 특징지워지는데 바로 김영삼대통령정부는 이점에서 개척자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이제 시작이고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더욱 그렇지요.

▲박재창교수=김대통령의 리더십의 본질은 개혁리더십이라고도 보여집니다.기존의 체제를 혁명적으로 재편할 수도,도덕적으로 계몽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점진적으로 개편해나가는 것이죠.

▲송교수=좋은 지적입니다.김대통령과 과거 지도자와의 차이점은 인간적인 친밀감,친근성에서도 찾을 수 있겠습니다.우리 역사에서 보면 지도자의 인간적인 친밀감을 주요덕목으로 꼽고 있는데 우리정서에 맞는 정치인,지도자로서도 평가되고 있습니다.한국적인 리더십의 특징은 강·온 측면이 공존하는 것인데 김대통령은 인정미와 함께 문민정부에 걸맞는 결단력,돌파력도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문제점이 있다면 정책생산에 있어서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개혁이 후퇴되지 않도록 앞으로 행정구도개편에 대한 과감한 결단도 보여줘야할 것입니다.

▲박교수=국내적 상황에서는 분권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그런데 반대로 국외적 상황은 분권보다는 중앙집권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시장의 경계가 무너지고 국가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이율배반적인 리더십이 요구되는 것이죠.이러한 문제를 조화롭게 수용,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김대통령의 당면과제라고 봅니다.

▲송교수=각 부문에서 민간결정이 늘어나고 정부로서도 갖가지 행정규제를 완화하고는 있습니다.관료입장에서는 자리가 축소되거나 권한을 빼앗기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지요.새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작은 정부고 그러면서도 강력한 정부인데 새 정부는 이를 수행해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다시말해 새정부는 민간이 하는 것과 정부가 하는 것을 통합,조정하고 국가발전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김대통령의 권력수행과정을 보면 혁명적이기보다는 개혁적이었고 급진적이기보다는 점진적인 개혁이었다고 보여집니다.상당히 알맞고 적절한 리더십행태를 보여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박교수=관료가 권력의 주체로 나선 것이 한국정치의 오랜 전통입니다.관료조직을 개편하려면 정치적 통제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문제는 과연 관료를 통제할 수 있는 정치권이 있느냐 하는 것이죠.따라서 관료조직의 통제이전에 정치권의 개혁과 성격변화가 요구되고 여기에 김대통령 리더십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봅니다.

▲송교수=공감입니다.그의 리더십행태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무리한 수준에서의 리더십도 없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국회에서는 정치는 없고 인치만 있었다는 말도 나오기도 했지요.이 말은 일반관료의 복지부동의 자세를 지적한 것인데 앞으로 김대통령은 바로 「관료와의 전쟁」에서 승리해야만 지금까지의 개혁드라이브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겠지요.

▲박교수=김대통령의 리더십은 국민의 요구를 포착하는데는 일단 성공했습니다.그런데 한걸음 나아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데서는 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바로 정치적 비전이 결여된 것이죠.문제를 각성했지만 어디로 갈지를 모르는 것은 철학적 뒷받침이 부족하고 따라서 개혁에 대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못한 까닭입니다.최근에는 국제화를 비전의 단초로 잡고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리더십으로까지는 승화되지 못했습니다. 문민정부의 리더십이 지나치게 여론에 심취하는 폐단도 계속 목격하게 됩니다.김대통령이 취임 초기에는 페로니즘적 오류에 빠지는 측면도 발견되곤 했습니다.여론의 향방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도자는 여론을 향도해 나가기도 해야 합니다.여론에 민감하면 국가경영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져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송교수=모든 사회에서 구각을 벗기는 주역은 대체로 세부류가 있는데 시민사회,관료,정치권이 그것이죠.그런데 시민사회는 지난30년전에 비해 지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상당히 성숙했다고 보입니다.단지 이것이 개혁과 직접적인 연결이 됐느냐는 미지수지만….시민사회는 그 역량을 이미 보이고 있는데 관료,정치권만은 아직 구각을 못벗고 있습니다.예를 들어 정치비용을 줄여 그 사회 발전에 주도적인 세력을 정치권으로 흡수해야 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개혁과 관련해서는 김대통령 특유의 과감성과 돌파력으로 지난 한해를 버텨왔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시적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교수=리더십의 전문성은 기술관료의 전문성과는 다릅니다.보좌관이 제공하는 자료를 해석,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입니다.특히 경제·사회 분야는 세계관을 달리하는 보좌진을 기용,대립과 토론을 통해 균형적인 판단에 이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김대통령은 과거의 권위주의를 타파해나가면서도 자신의 세계에서는 의사소통이 폐쇄적인 자기모순성도 갖고 있습니다.

▲송교수=지난 1년동안의 국가관리를 돌이켜보면「노 후」(know who)만 있었지 「노 하우」(know how)는 별로 없었다고 생각됩니다.국가관리체험이 물론 없었기는 하지만.가신그룹을 쓰면서 엽관제 얘기까지 듣게 되었죠.문제는 이제부터의 일인데 관료의 의식개혁을 위한 전쟁을 선포해야만 국제화사회라고 통용되는 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김대통령의 리더십은 지난 30년동안의 헤드십(headship)하고는 구별돼야 합니다.문민정부의 리더십은 민주시민으로부터 어떤 자발성을 끌어내야 성공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건 장관들이 역대정부처럼 스케이프 고트(희생양)로 삼지말고 대통령과 진퇴를 같이 할 수 있는 장기내각체제로 가야된다고 봅니다.또 그런 내각관행을 만들어야만 합니다.정치권의 정화와 관련해서는 최근의 국회 돈봉투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로비스트회사같은 것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교수=올바른 지적입니다.김대통령이 국무총리라는 자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우리나라의 정부 조직상 총리는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데 오히려 대통령이 총리를 보호,유지하는 상황이 아닌가요.장관도 관료집단의 우두머리가 아니라 국민의 정치적 요구를 관료사회에 투입하는 기능을 해야 합니다.민자당은 그 자체가 개혁대상이었기 때문에 개혁의 주체로 삼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국가와 시민을 연결시켜주는 유사정당 형태로서의 시민단체와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정리=유민·이도운기자>
1994-02-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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