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예금 없애야 한다(사설)

차명예금 없애야 한다(사설)

입력 1994-02-13 00:00
수정 1994-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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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명제는 초기의 충격과 부작용을 흡수하면서 다음단계인 종합과세를 위한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이 제도는 초기단계에서 우려됐던 금융시장·증권시장·부동산시장에 대한 교란행위나 투기행위가 발생하지 않은 채 어제로서 실시 6개월을 맞았다.실명제 초기단계는 연착륙에 성공한 셈이다.

또 한가지 실명제실시로 우려됐던 경기침체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경제성장률이 실명제실시전보다는 높아지고 경상수지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은 퍽 다행스런 일이다.이제부터는 초기단계의 정착을 발판으로 하여 어떻게 하면 다음단계도 성공적으로 연착륙시키느냐에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앞으로의 과제는 차명·도명예금을 실명으로 바꾸는 것과 종합과세를 위한 대비이다.

금융실명제가 성공하려면 금융거래에 관한 관습이 바꾸어져야 한다.실명제가 실시되고 있는데도 차명거래가 존속하고 있다는 것은 그처럼 관습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책당국이나 금융기관이 실명제의 정착을 위해서 금융거래의 관습을 바꾸기 위한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부작용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인 실명제 정착방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금융실명거래를 내실화하자면 현재 인장으로 하고 있는 금융거래를 서명금융거래로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금융거래가 서명에 의해서 이루어질 경우 차명이나 도명거래는 당연히 없어지게 될 것이다.그러나 서명거래를 일시에 실시하면 금융거래에 충격을 줄 우려가 있으므로 상당기간 동안은 현재의 인장거래와 병행해서 실시하되 서명거래 비율을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서명거래자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개발해 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명거래를 정착시키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므로 차명거래를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현재와 같이 차명거래를 해도 법적인 제재를 받지 않는 한 차명거래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현재 차명거래를 하는 사람은 자기소득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다.이들은 법적인 제재가 없는 한 차명거래를 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차명예금을 그대로 둔채 종합과세를 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되게 마련이다.실명제실시의 궁극적인 목적인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서도 차명거래를 없애는 것은 당연하다.종합과세를 오는 96년부터 충격과 부작용 없이 실시하기 위해 일정 금액이상의 금융소득자에 한해 종합과세를 하고 종합과세 대상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가겠다는 정부계획은 옳다.그러나 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서 차명예금이 오히려 더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그래서 차명예금은 없애야 한다.
1994-02-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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