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패트리어트 배치 추진 의미

미의 패트리어트 배치 추진 의미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4-01-28 00:00
수정 1994-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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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드 피격 무방비” 한국에 보호막/북 미사일 강화에 과거부터 설치 검토/“사찰 조속 수용” 측면압력카드 분석도

미국의 패트리어트미사일 한국배치계획은 북한의 스커드미사일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순수한 방어목적의 조치로 보인다.

패트리어트미사일시스템은 적이 발사한 미사일의 탄도를 짧은 시간에 분석한후 예상탄도를 파악,사전에 요격하는 방어용 무기체제이기 때문이다.

26일 미국무부의 매커리대변인도 북한이 방어용미사일의 배치를 그들에 대한 도발로 간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매커리대변인은 이어 현재 진행되고있는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간의 핵사찰협상과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프랭크 위스너 국방부차관도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조찬을 갖는 자리에서 현재 남한에는 미사일방어체제가 구축되어있지 않기때문에 패트리어트배치문제가 과거부터 검토되어 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이 주한미군에 패트리어트미사일을 배치하려는 계획은 북한에 대해 새로운 위협을 주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패트리어트미사일의 배치계획은 북한에 대해 핵사찰을 조기에 수용하도록 하는데 중요한 압력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주한미군에 패트리어트미사일이 배치되면 미국의 한국방위력을 한단계 올리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며 실제로 이번 계획도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의 건의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패트리어트미사일의 한국배치는 한국의 안보를 강화한다는 측면과 함께 미국의 단호한 한국방위의지를 과시하는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패트리어트미사일의 한국배치는 미측 부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사찰문제가 외교적 방법으로는 도저히 결말이 나지않으리라고 판단,유엔을 통한 경제제재조치를 추구할때 취할수 있는 수순의 가장 1차적인 조치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간과할수 없다.

북한이 IAEA와 핵사찰절차에 관해 합의를 하지않고 계속 지연작전을 펼 경우 미국은 적절한 다른 방도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누누이 밝혀왔다.

가령 북한이 핵사찰을 거부하고 또다시 시간만 끌 경우미국은 이 문제를 유엔으로 가져갈 것이다.이 경우 남북한간,그리고 한반도주변의 긴장이 크게 고조될 것이다.

이때 한미양국이 취할 단계별 행동은 북한의 공격에 대비한 방어체제보강및 정보획득활동강화,항공모함의 파견,경제제재의 시행을 위한 북한해안봉쇄등의 조치가 취해질수 있다.

지난주 한국을 방문했던 제임스 울시중앙정보국(CIA)국장은 25일 상원정보위원회에 나와 북한이 계속 그들의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으며 군사준비태세의 단계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미국의 각 정보기관에 대해 주한미군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패트리어트배치는 북한과의 핵협상실패에 따라 한미양국이 취할수 있는 조치의 첫단계라고 할수 있다.

미국의 일부 관리들은 오는 2월 22일로 예정되어 있는 IAEA의 이사회 때까지도 핵사찰절차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문제를 유엔에 회부하여 조치를 취할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또 지난주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이 파리에서 중국의 전기침외교부장과 만났을 때도 북한핵사찰의 긴급성에 대해 강조했다는 것이다.

패트리어트미사일의 주한미군배치계획이 클린턴대통령의 최종적인 재가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 계획의 공표자체가 북한에 대해서는 핵사찰수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된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4-01-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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