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회수어음 141장 만기새달에 윤곽/장영자씨 손거쳐 어디 숨겼나

미회수어음 141장 만기새달에 윤곽/장영자씨 손거쳐 어디 숨겼나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1994-01-26 00:00
수정 1994-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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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사채업자·중소업체 금고에” 추정/공신력 우려 “쉬쉬”… 규모파악 어려워

장영자씨의 손을 거친 어음이나 수표는 어디에 있을까.미회수어음의 소재가 확인돼야 이번 사건의 전말도 밝혀진다.

미회수어음이 돌아오기 전까지 그 규모를 알아내는 방법은 전혀 없다.사고금액이 1천억원에 이른다지만 아직은 추측이다.돈의 흐름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오직 미회수어음만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25일현재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어음이나 수표는 모두 1백54장이다.이 가운데 13장은 삼보금고에 견질어음(담보)의 형태로 있음이 확인됐다.

나머지 1백41장은 어디에 있을까.금융계에 따르면 있는 곳은 크게 3군데다.신용금고·사채업자,장씨 관련기업과 거래하던 중소업체 등이다.만기가 도래하는 다음달까지는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신용금고는 금융기관 중 은행감독원의 눈의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신용금고는 규정상 견질어음을 담보로 인정하지 않는다.부동산만 정식담보로 간주한다.그러나 어음을 담보로 받지 않으면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받는다.때문에 견질어음을 받고 부금대출 등으로 돈을 빌려준다.대신 장부에는 기록하지 않고 금고에 보관한다.

은행감독원이 지난 21일 신용금고에 1백여장의 어음이 있을 것이라고 호언해놓고도 13장밖에 찾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장씨가 지난 82년과 달리 신용금고를 이용한 것도 같은 이유다.견질어음의 은신처론 신용금고만한 곳이 없다.설령 만기가 되도 부도처리 않는 게 관행이다.괜히 긁어 부스럼을 낼 필요 없이 나중에 돈만 받으면 된다는 식이다.

신용금고의 한 관계자는 『실명제 이후 자금을 운용할 곳이 줄어들어,견질어음을 담보로 잡고 대출해준 금고가 많다』며 『장씨의 견질어음을 받은 금고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은행감독원의 특검이나 조사를 받은 신용금고는 삼보·대아·민국·벽산·국제·강남 등 10여개다.금고들은 견질어음이 밝혀지면 공신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보유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사채업자들도 미회수어음을 상당수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드러난 사채업자는 하정임씨뿐이지만 10여명의 사채업자들이장씨와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동화은행에 양도성예금을 예치할 때 차명을 했기 때문에 어음보유사실을 끝까지 감출 가능성이 높다.따라서 상당수의 어음이 그대로 사장돼 사건규모가 축소될 여지가 있다.

관련기업의 거래처도 유력하다.지난 24일 상장기업인 태영정밀이 포스시스템의 부도어음 27억5천만원어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창명시스템도 포스시스템의 어음 16장을 보유한 게 밝혀졌다.모두 부도처리된 어음이지만 미회수어음의 상당수가 일반업체로 흘러간 게 입증된 셈이다.특히 포스시스템의 전신인 한국컴퓨토피아가 발행한 어음 90장의 소재가 분명치 않아 사고금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상당수는 포스시스템과 거래하던 업체들이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부도처리된 어음의 평균단가는 8억원이다.삼보가 보유한 견질어음 13장은 1백억원에 가깝다.이에 따라 1백41장의 어음규모는 대략 1천1백28억원에 이른다.미회수어음이 전부 부도처리되지는 않겠지만 절반만 돌아와도 전체 사고금액은 9백억원에 육박한다.<백문일기자>
1994-01-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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