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검사,82년 이어 수사/“장여인 옛날과 달리 허풍뿐”/「악록」 질문에 “감상은 사양”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서는 23일 하오6시 자진 출두한 장영자씨와 사건 담당 서울지검 특수1부장 정홍원검사의 달갑지 않은 재회가 이뤄졌다.
82년,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았던 어음사기사건으로 두 사람은 지금과 똑같은 피의자와 검사의 입장으로 첫 만남을 가졌다.
당시 정검사는 서울지검 특수부 평검사였지만 수사능력을 인정받아 대검중수부에 파견돼 장씨를 직접 수사했다.
그리고 3천6백억원의 사채자금을 변칙적으로 조달한뒤 거액 부도를 낸 혐의중 주식투자 부분을 집중조사해 장씨를 구속,기소했었다.
그런 두 사람이 이번 사건이 특수1부로 배당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다시 만난 것이다.
정검사는 그러나 12년만에 다시 만난 동갑내기(49세) 장씨에 대해 한마디로 『옛날의 「큰손」 장영자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건의 수법은 82년때와 거의 같지만 장씨는 엄청나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정검사의 말을 빌리면 장씨는 『1천억원이 넘는 재산을 처분해 문제된 어음을 모두 막고 빚을 갚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으나 현금화가 어려운 부동산·골동품이 전부일뿐 실제 운용할 수 있는 재산은 얼마 되지 않았다.
92년 출감 이후 살고 있는 서울 청담동 빌라도 셋집이며 그나마 월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결국 금융실명제,경제규모의 팽창 등 시대의 변화앞에 「허영기」와 「영웅심」이 강한 장씨가 무릎을 꿇었다는 게 정검사의 분석이다.
9년 10개월이란 오랜 수감생활이 그녀에게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떨어지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장씨는 82년 3천억원 이상의 어음을 14개월동안이나 떡주무르듯 주물렀지만 이번에는 불과 3백억원에도 못미치는 어음이 문제돼 3개월만에 구속됐다.또 82년 사건때는 은행장만을 상대하던 장씨가 92년 출감한 뒤에는 지점장,심지어 말단 은행원들과도 가까워지려 했던 것은 그녀의 처지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라고 부연했다.
같은 사람을 같은 혐의로 두번 구속한 정부장은 그러나 수사검사답게 장씨와의 악연을 감상적으로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에대해서는 『수사가 마무리된뒤 이야기하자』며 더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성종수기자>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서는 23일 하오6시 자진 출두한 장영자씨와 사건 담당 서울지검 특수1부장 정홍원검사의 달갑지 않은 재회가 이뤄졌다.
82년,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았던 어음사기사건으로 두 사람은 지금과 똑같은 피의자와 검사의 입장으로 첫 만남을 가졌다.
당시 정검사는 서울지검 특수부 평검사였지만 수사능력을 인정받아 대검중수부에 파견돼 장씨를 직접 수사했다.
그리고 3천6백억원의 사채자금을 변칙적으로 조달한뒤 거액 부도를 낸 혐의중 주식투자 부분을 집중조사해 장씨를 구속,기소했었다.
그런 두 사람이 이번 사건이 특수1부로 배당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다시 만난 것이다.
정검사는 그러나 12년만에 다시 만난 동갑내기(49세) 장씨에 대해 한마디로 『옛날의 「큰손」 장영자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건의 수법은 82년때와 거의 같지만 장씨는 엄청나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정검사의 말을 빌리면 장씨는 『1천억원이 넘는 재산을 처분해 문제된 어음을 모두 막고 빚을 갚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으나 현금화가 어려운 부동산·골동품이 전부일뿐 실제 운용할 수 있는 재산은 얼마 되지 않았다.
92년 출감 이후 살고 있는 서울 청담동 빌라도 셋집이며 그나마 월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결국 금융실명제,경제규모의 팽창 등 시대의 변화앞에 「허영기」와 「영웅심」이 강한 장씨가 무릎을 꿇었다는 게 정검사의 분석이다.
9년 10개월이란 오랜 수감생활이 그녀에게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떨어지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장씨는 82년 3천억원 이상의 어음을 14개월동안이나 떡주무르듯 주물렀지만 이번에는 불과 3백억원에도 못미치는 어음이 문제돼 3개월만에 구속됐다.또 82년 사건때는 은행장만을 상대하던 장씨가 92년 출감한 뒤에는 지점장,심지어 말단 은행원들과도 가까워지려 했던 것은 그녀의 처지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라고 부연했다.
같은 사람을 같은 혐의로 두번 구속한 정부장은 그러나 수사검사답게 장씨와의 악연을 감상적으로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에대해서는 『수사가 마무리된뒤 이야기하자』며 더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성종수기자>
1994-01-25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