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 제2이통 포기 가능성/이동통신 둘러싼 재벌 움직임

선경 제2이통 포기 가능성/이동통신 둘러싼 재벌 움직임

김현철 기자 기자
입력 1994-01-06 00:00
수정 1994-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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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고집땐 전경련회장사 체면 실추/“재계단합위해 희생할수도” 최근 시사/대신 한국이통 매입 신중검토설

최종현회장의 단전호흡 시간이 새해 들어 늘어났다.명상 시간이 그만큼 길어진 것이다.전경련 및 선경그룹 회장으로서 고민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제2이동통신 사업자 단일 컨소시엄 구성의 실무를 맡은 전경련은 의외로 한가롭다.다음달말까지 모든 일이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자신들의 활동과 상관없이 큰 흐름의 가닥이 잡혀가는 탓이다.

제2이통문제는 선경·포철·코오롱·쌍용·동부·동양 등 기존 6개 그룹이 자율조정을 거쳐 해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듯 싶다.오히려 한국이동통신의 주식매각과 동시에 풀릴 「2차 방정식」처럼 보인다.

기존 6개 그룹 중 쌍용·동부·동양 등은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문제는 선경과 포철 그리고 코오롱이다.이들은 제2이통에서 지배주주가 되지 못하면 모두 제1이통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이다.다만 코오롱은 자본력의 한계로 제2이통에만 목을 맨 상황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한국이통을 인수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곳은 없다.제2이통의 대주주가 되는 것이 한국이통을 인수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비용이 10배 정도나 차이가 난다.하지만 선경과 포철 중 어느 한 곳은 결국 제2이통을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순쯤 입찰공고가 붙을 한국이통의 주식매각에 양사 중 어느 쪽이 입찰하느냐의 문제는 사실상 누가 용단을 내리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제2이통에 대한 청와대의 높은 관심도 관련 당사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정부가 재계의 자율 역량에 해법을 의뢰했기 때문에 특히 전경련 회장직을 맡고 있는 선경측이 가장 곤욕스러운 눈치이다.

선경측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우리 입장에선 제2이통문제를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할 수 없다』고 밝힘으로써 경제외적인 요소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이는 기존 입장의 큰 변화로 재계의 단합과 자율을 위해 「살신성인」이 가능하다고도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선경측은 한국이통을 인수할 경우 미GTE사에 대한 지분배려 문제와 향후 체질개선 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중이다.또 비싸지만 한국이통을 인수할 경우의 장점 및 기타의 모든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기 시작했다.

경제적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사회적·정치적 명분을 믿고,전경련에 맡겨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서 그같은 「희생」이 과연 제대로 인정받을 지는 미지수이다.경쟁업체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사전 각본에 따라 한국이통과 제2이통의 대주주가 이미 결정됐다』는 소문을 퍼뜨린 탓에 「용단」 자체가 각본을 맞춰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현철기자>
1994-01-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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