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골프 해금되나/오 공보 국무회의 발언계기로 관심

공직자 골프 해금되나/오 공보 국무회의 발언계기로 관심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3-12-25 00:00
수정 1993-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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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에 활기주게 조건부 허용” 일부선 “새해2월쯤에 풀릴것” 기대

고위공직자들에게 새해 소망이 무어냐고 여론조사를 한다면 「골프해금」이 상위에 오를 것에 틀림없다.

공직자들의 골프금지는 새정부 윗물맑기운동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김영삼대통령은 새정부 출범직후 스스로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선언,공직자들도 이를 따라줄 것을 바랐다.공직자들이 골프를 치게 되면 일주일 내내 그 생각을 하느라고 업무를 등한히 할 것을 염려해서였다.

10개월남짓 지난 지금 공직자들은 조심스럽게나마 골프금지가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한 고위공직자는 『골프는 일종의 윤활유라고 할 수 있다.일에 지쳤을 때 지난주말 골프점수를 떠올리거나 다음주말 필드에 나갈 생각을 하면 업무의 효율이 오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고위공직자 사이의 분위기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표출됐다.

이회창내각 출범후 처음으로 열린 23일의 정례국무회의에서 오린환공보처장관은 공직사회를 활성화하기 위한 두가지 제안을 했다.

오장관은 『장관들이 업무를 파악하는 데 7∼8개월 걸리는데 이를 2개월정도로 줄여야 한다.그러려면 과천정부청사와 광화문청사를 오가는 시간도 아껴야 하며 두 지역간 셔틀헬기를 운영하는 게 바람직스럽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새내각이 너무 강성 이미지만 주어서는 공직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없다.일을 두배이상 하고 업자와 치지 않는다는 단서를 붙여 공직자들도 골프를 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최형우내무장관은 『셔틀헬기운영은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줄 우려가 있다』고 반대의사를 개진했다.골프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자 이총리가 『새 내각이 사정이미지로만 비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다만 개각후 첫 국무회의에서 골프치기를 결의하는 것은 모양에 문제가 있으니 좀더 검토해보자』고 말해 결론을 유보했다.

정재석경제부총리는 회의가 끝난 뒤 오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제안을 했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공보처의 한 관계자는 전한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의 취임 1주년인 새해 2월이 골프금지해제시기가 되리라고기대했다.

이처럼 내각에서 「골프해금」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으나 청와대는 아직도 싸늘하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골프를 치도록 허용하면 공직사정이 끝난 것처럼 인식하게 돼 문제가 있다』면서 『진정한 청정풍토가 조성되기 전에는 김대통령이 골프를 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목희기자>
1993-12-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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