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개혁의 공직사회/박명재 총무처공보관(기고)

변화와 개혁의 공직사회/박명재 총무처공보관(기고)

박명재 기자 기자
입력 1993-12-03 00:00
수정 1993-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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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의 신화」를 깨뜨리자/겸허한 자기반성통해 국민봉사자로 거듭나야

국제화에 무감각한 관료,통제 및 규제일변도의 행정,부처 이기주의로 조정력이 결여된 행정체제,무사·안일한 복지불동의 공직사회.이러한 지적들이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공직사회에 대한 국내·외적 시각이다.

다소 치우친 감이 있지만,현 공직사회의 부정적 측면과 동시에 분발를 촉구하는 지적임에 깊은 공감과 함께 이 시대의 공직자로서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그러나 국민과 언론의 기대에는 미흡할지 모르지만,많은 공무원들이 이러한 국민의 질책과 채찍을 가슴깊이 새기면서 각분야의 변화와 개혁을 착실히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먼저 국제적 감각 부족과 통제지향적 규제로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대해서 보면,새 정부는 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규제완화에 두고 지난 8개월동안 행정규제완화에 집중적인 노력을 한 결과 8개월동안 1천8백53건의 각종 규제를 완화·조치하였으며,새로운 규제의 신설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현재 국회에 제출중에 있다.최근 한 경제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기업인의 75%가 이러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그러나 환경보호,소비자보호 등 사회적 규제는 오히려 이를 강화 할 필요성이 있고,경제규제도 국내산업 보호와 국제경쟁력 강화의 시간을 벌기 위하여 규제시기를 적절히 선택해야 하므로 자국이익을 앞세운 외국인의 눈에는 경직된 한국관료들로 보일 수 있으나,국제화의 핵심과제가 규제완화에 있음을 인식하고 계속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또한 공무원이 국제적 안목이 낮고 국제화를 위한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현재 중앙부처 국·과장중 국비유학을 통해 해외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2천5백명이 넘고 1년에 적어도 1백여차례 이상 각부처가 치러내는 각종 국제행사·국제회의 및 협의,그리고 88올림픽과 EXPO의 성공적 개최뒤에는 국제적 능력과 안목을 가진 공직자들의 힘이 절대적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정부는 21세기에 대비하여 행정의 국제화,행정인의 국제의식화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해외훈련의 확대와 더불어 외국과의 교류·협력을 더한층 증진시켜 나가고 있다.

그리고 부처간의 정책협의과정을 부처이기주의와 조정능력 부족으로 보는 문제이다.과거 우리 행정이 상부 지시에 따라 충분한 사전협의없이 즉흥적이고 졸속적인 정책결정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것을 방지하기 위하여,문민정부는 관계 부처간의 토론과 협의를 활성화하여 각 부문간의 다양한 의견개진을 통해 합리적인 정책결정을 해나가고 있다.이러한 민주적 절차를 부처 이기주의로 인한 비능률이라고는 볼 수 없다.일본이 지하철 건설문제를 놓고 운수성과 통산성 대신이 법정소송중에 있다는 것은 한번쯤 상기해 볼만 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복지부동의 공직사회라는 지적이다.물론 새 정부의 개혁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정활동 등으로 공직사회가 다소 위축되고 이로인해 국민들에게 적지않은 불편과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고 본다.초기에 공직사회가 다소 멈짓거리긴 했지만 문민정부에 들어와 행정기능이 정지되고 공무원들이 패각속에움추린 달팽이가 된것은 결코 아니다.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신경제 계획의 추진 및 금융실명제 실시,3만여명에 달하는 공직자의 재산공개와 등록 등 각 분야에 걸친 행정개혁 작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으며,이를 뒷받침 하기 위하여 금년 정기 국회에 내놓은 개혁입법이 예년 평균 50∼60건의 3배에 달하는 1백57건에 이르고 있다.

관료조직의 속성과 새로운 정책의 시행에는 부처간·이해당사자간 협의·조정 및 법률적·예산적 뒷받침 등으로 다소간 시간이 소요되어 국민기대에 바로 못미치는 시차성이 있지만,지금 과장계층을 중심으로 공무원들이 시대적 상황과 과제를 깊이 인식하고 겸허한 자기반성과 함께 의식개혁을 위한 진지한 모색과 토론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즉 공무원들이 과거 군림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경영하는 자,봉사자로의 변신을 통해 국민에게 질의 서비스를 창출·제공하려는 결의를 새롭게 다짐하고 있다.

일부분에 대한 관찰만으로 공직사회 전체를 매도하기 보다는,거듭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더 큰 봉사와 헌신을 다짐하는 공무원들에게는 오히려 국민들의 건강하고 따뜻한 이해와 격려가 더 큰 의욕과 보람을 북돋우게 한다.

항시 공직사회를 굳은 화석으로 생각하고,긍정적인 변화의 조짐마저 굳은것으로 보는 시각,그리고 정부교체기마다 국민의 기대와 달리 굳어지는 공직사회,이 모두가 우리가 깨뜨려 나가야 할 「화석의 신화」들이다.
1993-12-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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