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회장의 구속(사설)

김승연회장의 구속(사설)

입력 1993-12-02 00:00
수정 1993-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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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김승연회장이 전격구속되었다.불법적으로 거액의 외화를 해외로 빼돌리고 사용한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다.전례없는 일이다.한화가 한국 10대재벌의 하나이며 그 현역총수의 구속이란 점에서 대단히 충격적이다.

김회장이 사직당국의 수사를 받으면서 그동안 비판의 소리도 많았지만 현역 재벌총수의 구속이 간신히 회복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구속까지야 하겠는가 하는 정황론도 있었지만 그마저 철저히 배제되었다.「경제논리」에 앞서 재벌의 사회적 책임성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는 점에서 법앞에 예외가 있을 수 없는 사정의 확고한 대원칙과 결의를 읽게하는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이번사건을 발표하면서 김회장의 구속은 그 개인의 외환관리법 위반에 대한 검찰의 사건수사 결과일 뿐이지 결코 재계에 대한 사정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실정법차원의 사법처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이점 절대로 오해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재계가 사실자체의 의외성에놀라면서도 자신들의 기업활동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안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행스런 일이다.

검찰조사결과 김회장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4백90만달러를 불법인출해 정규 사업목적이 아닌 호화주택 구입에 사용했다는 사실은 부유층의 전형적인 외화도피 행각이란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혐의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주택구입은 명의만 빌려준 것일 뿐이라는 변명으로 일관해왔다는 사실은 기업인으로서의 도덕성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구속까지를 하지 않을 수 없게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 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함께 기업인의 재벌그룹 경영에 대한 해묵은 문제점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재벌의 총수는 단순히 그 기업군을 대표하는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경제를 이끄는 철저한 공인이라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책임성이 요구된다.김회장은 구속수감되면서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지만 특히 이번 경우처럼 선대의 가업을 이어받은 2·3세 재벌의 경우라면 보다 냉철한 기업윤리와도덕적 무장에 철저해야 했다.경제건설과 수출증대에 국운이 걸리다시피한 개방과 국제화의 시대를 맞아 기업이 국가경영에 차지하는 비중과 함께 오늘처럼 재벌의 역할에 큰 기대가 쏠린적도 없다.시대는 재벌의 자기혁신을 요구하고 있다.어제의 모습으로는 안된다.깨끗하고 헌신적인 새모습으로 신한국건설을 선도함으로써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한다.

정부도 강조한바 있거니와 이번 사건이 만의하나라도 회생기미의 우리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도록 거듭 당부한다.
1993-12-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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