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탈정치바람」가속화/「비이념」후보 연대 이어 서울대도 당선

학생운동「탈정치바람」가속화/「비이념」후보 연대 이어 서울대도 당선

입력 1993-11-28 00:00
수정 1993-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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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등 현실문제 접근 표방/「21세기연대」 세확장… NL계는 퇴조/올 39개대 비운동권 진출

대학의 새로운 문화창출을 유도하고 각종 학생운동을 이끌어나가는 운동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최근 서울대·연세대·고려대·국민대등 전국 주요대학의 내년도 총학생회장선거결과 그동안 총학생의 흐름을 주도해온 이른바 이념투쟁우선의 운동권후보들이 대거탈락하고 순수학내문제를 주창한 신세대운동권그룹 후보들이 대거당선돼 학생운동의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27일 서울대 37대 총학생회장선거에서 비정치적인 제3세대운동권을 표방하는 「21세기 통일한국을 향한 대학창조진보학생연대」(21세기연대)의 강병원군(23·농경제4)이 당선됐고 이에 앞서 25일 연세대 총학생회장선거에서도 「신학생운동권」의 손량철군(23·정외3)이 당선됐다.

또 이에 앞서 고려대에서도 기존의 민족해방(NL)계열의 후보를 누르고 민중민주(PD)계열의 후보가 총학생회장에 당선됐고 NL계 운동권의 아성이던 전남대와 한양대도 가까스로 NL계후보가 당선되는등 그동안 학생운동을 이끌어온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주류세력인 NL계가 크게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학생복지·후생증진등 순수학생문제의 해결을 내세우고 지난 10월 「급조」된 「21세기연대」의 서울대 총학생회장 진출은 그동안 대학운동의 방향을 서울대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대학운동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총학생회장단의 탈이념화바람은 문민정부 출범이후 「민주 대 반민주」의 정치투쟁노선이 무의미해진데다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으로 상징되는 이념퇴조에 따른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의 단면으로 풀이된다.

또 새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한총련등의 폭력시위와 시위진압경관 폭행치사사건등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운동도 일반학생들의 무관심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새학기의 학생운동은 대학교육개혁,학생복지·후생확대,등록금인상억제추진등 학생들의 실제생활과 관련된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현안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게 학교관계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대학전문가들은 한총련의 퇴조와 관련,『생활·학문·투쟁의 공동체를 표방하며 지난 5월 출범한 이 그룹은 당초 비폭력투쟁원칙을 내세웠으면서도 폭력가두시위까지 촉발하는등 학생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운동을 계속,몰락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27일까지 선거를 마친 전국 1백16개 대학 가운데 33.6%인 39개 대학이 비운동권 출신이 학생회장으로 당선된 것으로 밝혀졌다.<박현갑기자>
1993-11-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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