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수도료 숫자놀음/박정현 전국부기자(오늘의 눈)

상·하수도료 숫자놀음/박정현 전국부기자(오늘의 눈)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3-11-17 00:00
수정 1993-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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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들은 지난 15일 상·하수도 요금과 사용료 인상계획을 발표하면서 「잘봐달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잘봐달라」는 시의 요금인상발표 내용은 이렇다.재정난과 수익자 부담원칙,다른 시·도와의 형평성 때문에 내년1월부터 상수도 요금을 평균 26%,가정용의 경우 43.8% 인상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민 한가구가 한달평균 22t을 사용하는 통계를 볼때 9백10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되고 이는 다방커피 한잔값도 안된다는 비교도 곁들였다.평균 26% 인상이라는 수치를 몇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시민이 받는 통합공과금 고지서에는 급수관손료라는게 포함돼 있다.낡은 급·배수관을 교체하는등의 목적으로 일괄적으로 부과되는 급수관손료는 수돗물요금에 포함돼 나오는 바람에 이런 것이 있는지 조차 시민들은 알지 못한다.이 급수관손료와 처음으로 급수를 받게될때 내는 시설분담금도 각각 40%씩 올랐다.

상수도 요금과 급수관손료 산정방식이 사용량,수도관 크기에 따라 달라 천편일률적인 계산은 안되지만 급수관손료를 포함해 한가구당 내야하는 고지서상의 상수도요금은 평균 3천7백60원이다.그동안 2천3백10원을 내온데 비하면 62.8%가 오르는 셈이다.

서울시가 「잘봐달라」고 했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급수관손료 인상분과 상수도요금 인상분을 분리해 발표함으로써 수도요금 인상률 규모를 적게 느끼게 하려는 얄팍한 처사였다.오히려 한술 더떠 상수도 요금은 62.8%가 아닌 43.8%가 오르는 것이라고 손바닥으로 하늘가리기식의 「항의성」 강변으로 일관했다.

하수도사용료 인상도 행정의 일관성을 잃은 대표적인 사례다.시는 지난9월 스스로 10%인상 조례안을 만들어 시의회의 승인을 받았는데 불과 두달만에 다시 27% 인상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서울의 수돗물값은 세계에서 가장 싸다.7년동안 한번도 인상되지 않았고 부산·대구등 국내 다른 도시에 비해서도 싼값에 공급되고 있다.그래서 수돗물값 인상의 당위성이 인정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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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당위성과 수도사업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알려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은 제쳐두고 「숫자놀음」으로 비난을 덜어보려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의식은 아직도 개혁과는 거리가 먼것으로 느껴진다.
1993-11-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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