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업종」 하룻만의 법복/권혁찬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주력업종」 하룻만의 법복/권혁찬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권혁찬 기자 기자
입력 1993-10-30 00:00
수정 1993-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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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하오 과천 정부종합청사 상공자원부 장관실.재계 회장단과의 오찬에서 주력업종 제도를 설명하고 막 돌아온 김철수장관이 이동훈 차관,정해주 기획관리실장,추준석 산업정책국장 등 실무자들과 머리를 맞댔다.논제는 29일 산업정책심의회에 올릴 주력업종에 산매업(백화점)을 포함시키느냐 여부였다.

전날 업종전문화협의회에서 산매업도 주력업종에 넣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긴 했다.그러나 급박하게 서둔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롯데의 반발이 크기도 했지만,공교롭게 이날 아침 청와대 쪽에서 상공부 기획관리실장을 급히 찾는 전화가 걸려오고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장관이 밖에서 돌아오자 곧 재검토에 들어가 불과 1시간여 회의끝에 산매업을 주력업종에 넣기로 번복했다.

『제조업의 경쟁력과 관련이 적고,소비와 연결되는 백화점을 주력업종 대상에 포함시키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어제의 논리가 뒤집힌 것이다.

번복사유는 이러했다.『현실적으로 대기업이 참여하는 종합소매업에서도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인정돼서…』

금융과 공장입지 지원 등 각종 정책지원을 담은 주력업종제 시행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김장관은 전문가들의 면밀한 검토와 심도있는 논의를 거쳤다고 자신있게 말했다.이차관도 번복결정이 있기 불과 몇시간 전 기자들에게 백화점업을 포함시키는 것은 업종전문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초일류기업을 목표로 한 주력업종제는 6개월여 진통끝에 나온 신산업정책이다.시행하기도 전에 번복할 정책이었다면 졸속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더욱이 정치권이나 재계의 나눠먹기식 요구에 밀렸다면 「경쟁력 강화」라는 번복논리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오비이락인지,91년 6월 여신관리제도에 주력업체제가 도입될 때도 식료품과 유통업이 배제됐다가 롯데 등 일부 재벌의 반발에 부딪쳐 식료품업이 포함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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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타의」들이 이번의 정책번복에 작용했는지 궁금하다.
1993-10-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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