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보다 중요한 학사관리(사설)

「입시」보다 중요한 학사관리(사설)

입력 1993-10-23 00:00
수정 1993-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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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칙에 정해진 출석일수가 모자라는데도 학점을 주고 이수학점이 부족한데도 버젓이 졸업을 시켰다.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 대학의 오늘의 현실이다.교육부의 지난해와 올해 감사결과 국립대 10곳,시립대 4곳에서 이러한 비리가 발견되어 5백98명의 관련 교수가 징계조치를 받았다.대학의 부조리와 폐습이 대학인 자신들에 의해 공개성토되고 있는 요즈음에 대학학사행정의 구멍뚫린 난맥상은 크나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대학은 모름지기 지성의 본산이며 그 사회 최고의 수준을 대변한다.그래서 사회는 대학의 권위를 존중하며 대학인을 존경하는 것이다.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이 규정을 무시한채 적당주의·인정주의에 사로잡혀 부정한 학사관리를 해왔다는 것은 참으로 대학의 위기를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하겠다.어째서 이같은 부조리가 대학에서 자행되고 있는 것일까.

한마디로 교수들이 학생들의 인기에 영합하고 무사안일의 보신주의에 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그것은 또 지난 수십년동안의 권위주의시대 대학을 휩쓸었던 학생들의 시위문화의 소산이라고도 볼수 있다.학생들은 학사행정에 대한 부당한 요구를 서슴지 않았고 대학은 또 이를 쉽게 받아주었다.

학생회 간부들에 대해서는 비록 수업을 받지 않았지만 학점을 주었고 수혜대상이 아님에도 장학금을 지급하는등 특혜를 베풀었다.91년6월 대학총학장 모임인 대학교육협의회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반성하면서 대학풍토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한바 있다.그러나 시정은 커녕 문제는 더욱 확산된 느낌이다.

『교수가 학생들로부터 모독이나 수업방해를 받고도 일언반구 질책도 못하는 위기적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대학 현실이다』최근 한 국립대 교수가 쓴 위기론의 한 구절이다.오랜 세월 학생들의 거센 시위를 지켜본 교수들은 이제 제자들의 잘못을 질책하거나 시정시키려는 역할을 포기한 것처럼 보여진다.학생들의 눈치나 보는 교수,학생들의 인기에만 의존하려는 교수가 늘어난 것이다.

요즘 대학에서는 시험때면 커닝이 대유행으로 별의별 수법이 다 동원되고 있다고 한다.더욱 놀라운 것은 감독교수가 부정행위를 보고도못본채 눈감아주고 있다는 것이다.학생을 적발하여 원한을 사지않겠다는 타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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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변혁의 시기이다.대학도 달라져야 한다.대학의 질적향상을 위해서는 한때의 입시관리보다 지속적인 학사관리가 더 중요하다.학사운영에 대한 학생들의 부당한 간섭을 차단하고 교육의 원칙과 학칙을 존중하며 학생들의 잘못을 꾸짖고 선도하는 용기있는 스승이 돼야한다.
1993-10-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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