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포 무장 시위대 방송국 난입/이기동특파원 「오스탄키노」현장취재

로켓포 무장 시위대 방송국 난입/이기동특파원 「오스탄키노」현장취재

입력 1993-10-05 00:00
수정 1993-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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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30분만에 경찰저지선 무너져/양측,장갑차등 동원… 심야까지 공방전

일요일인 3일 정오를 지나며 모스크바 시내는 한산한 가운데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무거운 긴장이 내리 깔리기 시작했다.루츠코이가 구소련 전역으로 방영되는 오스탄키노 텔레비전 방송국과 시청에 대한 공격명령을 내렸다는 뉴스를 최초로 접한 것은 하오 3시(모스크바시간).곧이어 수많은 의회지지 군중들이 의사당앞 경찰저지선을 뚫고 들어갔다는 소식이 있었다.그곳은 정부측 최정예 경찰병력이 배치돼 있는 곳이다.그게 뚫렸다면 심상치 않은 일이다.자동차를 끌고 곧장 오스탄키노 방송국으로 달렸다.방송국은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북으로 20㎞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다.

하오 4시30분 남산타워의 몇배 높이가 되는 텔레비전 송신탑 밑의 방송국 건물에 당도했을 때는 도심에서 떨어진 탓인지 아직 별 상황이 벌어지지 않고 있었다.다만 방송국 경비병력은 조금전 2배로 증강배치됐다고 했다.

하오 5시.시청이 공격당하는 장면이 CNN과 유러비전 뉴스속보를 통해 전해졌다.하오 6시직전.의회 지지자들을 가득 태운 버스,군용차량들 1진이 모습을 드러냈다.모두 탈취한 차량들이었다.공산당을 상징하는 적색깃발과 민족주의 단체의 흑·황·백색깃발을 흔들고 있었다.나이든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20대의 젊은이들도 다수 타고 있었다.젊은이들은 모두 의회가 지급한 군복을 입었고 탈취한 것이 분명한 경찰방패들을 들고 있었다.총기를 든 사람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6시30분이 되자 이렇게 도착한 수가 어느덧 1천여명에 이르렀다.이들은 방송국쪽을 향해 『쥐새끼들아,나와라』,『옐친은 너희들도 버렸다』,『우리 마카쇼프 장군의 명령에 따르라』고 외쳤다.이들은 제1공격목표로 제1채널인 오스탄키노 방송본부가 든 건물을 택했다.

7시쯤에 경찰저지선이 무너졌다.별 저항이 없었다.그들은 돌과 곡괭이,병 등을 휘두르며 손쉽게 저지선을 넘어섰다.저지선을 넘자 수대의 차량이 방송국 1층에 위치한 유리벽을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오스탄키노는 이렇게 쉽게 시위대의 수중에 떨어졌고 곧이어 방송이 중단됐다.그때까지만해도 총성은 한두방만 들렸다.7시30분.이들은 맞은 편에 위치한 제2채널 베스티 TV를 향해 몰려 들어갔다.경찰저지선은 역시 쉽게 무너졌다.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건물 2층에 위치한 베스티 TV 뉴스본부.8시 저녁 메인뉴스를 준비하던 스태프들은 총성이 요란해지자 일단 5층으로 피신했다.중앙 출입문과 뒷문 모두 시위대에 봉쇄돼 빌딩밖으로 탈출하기는 이미 늦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5층 복도로 올라서는 순간 요란한 수류탄 폭발음이 울렸고 일순간에 화약냄새가 복도를 가득 메웠다.필름제작진 가운데 1명인 크라실니코프가 총탄에 맞아 즉사했다는 비보가 2층에서 전해졌다.창문으로 밖을 살피다가 유탄에 맞은 것이었다.이들 제작진은 9시쯤 건물을 포위한 시위대들이 흩어지는 것을 보고 그곳을 탈출했다.베스티도 방송이 중단됐다.

베스티 방송 제작진들은 이후 모스크바 중심부의 압스카야 폴레에 있는 임시방송본부로 옮겨 방송을 재개했다.

9시가 지나서도 시위대는 차량 등 은폐물 뒤에 숨어 경찰과 총격전을 계속했다.방송국 1층 로비에 남은 경찰들은 의자뒤에 숨어 자동소총으로 응사하고 있었다.시위대 다수는 전투경험이 상당한 것이 분명했다.

9시20분쯤.엄청난 폭발음이 울렸다.한 경찰관이 『폭도들이 탈취한 장갑차를 이용해 방송국 중앙계단에 로켓포를 쐈다』고 외쳤다.안쪽에 있던 경찰관 6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시간이 지나며 총격소리,수류탄 터지는 소리,로켓포 소리는 점점 더 격해졌다.10시쯤 총소리를 뒤로 하고 철수했다.

▷러시아사태 일지◁

다음은 지난 9월21일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의회해산령발동 이후 3일 반옐친 시위대들의 모스크바시청 점령 및 옐친대통령의 비상사태선포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사태와 관련한 주요 일지다.

▲9월21일=옐친대통령,의회 해산 및 12월 조기총선 발표.

의회강경 보수파,옐친 탄핵 및 알렉산드르 루츠코이 부통령을 대통령에 임명.

반옐친 시위와 함께 의사당 주변에 바리케이드 설치.

▲9월22일=군·경,친옐친 진영에 가담.의회측선 전국적 파업을 촉구했으나 지지확보에는 실패.

▲9월23일=옐친,의회선거 6개월후인 내년 7월 대통령선거실시 발표.

▲9월24일=옐친,의회수비대에 무장해제 명령.

▲9월25일=옐친,정국위기 타계위한 무력불사용 천명.

▲9월26일=시민 1만명,모스크바 붉은광장서 옐친 공개지지후 도심 가두행진 돌입.

▲9월27일=옐친,의회 및 대통령 동시선거를 요구한 보수파 제안 거부.

▲9월28일=보수강경파 지지 시위대,폭력진압 경찰과 충돌해 경찰관 1명 사망.

▲9월29일=옐친,보수파의 타협조짐에도 불구 10월4일까지 의사당건물을 떠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의회에 경고.

▲9월30일=옐친진영과 의회대표,러시아정교회가 중재한 협상에 합의.

▲10월1일=협상은 의회가 군대해산을 조건으로 한 의사당 포위망 해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아무런 결과 없이 무산.

▲10월2일=1천여명의 친의회 시위대,의사당건물서 8백m 떨어진 스몰렌스크 광장서 집회후 보안군과 충돌해 경찰관 24명 및 시위대 5명 부상.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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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일=반옐친 시위대,스몰렌스크 광장으로 통하는 모스크바 도심의 레닌가집결후 모스크바시청 장악.옐친대통령 비상사태선포.<모스크바 AP AFP 연합>
1993-10-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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