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찜하지만 모른체 하기로/순종파/불우이웃돕기로 인사 대신/절충파/“젯상 올릴 술 한병만 돌릴 터”/배짱파
국회의원들은 올 추석이 달갑지 않다.
새정부 들어 바뀐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이 선물 돌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큰 명절을 맞아 마냥 뒷짐만 지고 있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지역구 관리는 해야겠고 법은 가로막고 있으니 이 틈바구니에서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자금마련도 고민거리다.명절때면 인사치레삼아 들어오던 「눈먼 돈」은 거의 끊긴 상태인데다 중앙당에서 지급하던 「오리발」도 기대조차 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어려움은 지역구,특히 농촌지역 출신 의원들이 더하다.『어디 우리 인심이 그렇습니까.명절이면 서로 선물도 주고 받고 하는게 우리의 전통인데요』한 경남지역 출신의원은 자신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의원이 이같은 고민에 빠져 있다고 털어 놓았다.
이때문에 요즘 의원들은 의원들대로,보좌관은 보좌관대로 정보수집에 한창이다.다른 의원들도 일체 선물을 돌리지 않는지,그렇다면 어떻게 지역구를 관리하는지를잘보고 결정하겠다는 심산이다.
개혁시대 첫 명절을 맞아 현재까지 나타난 의원들의 지역구 관리 양태는 각양각색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순종파」.지역구민들이 뭐라 하든간에 법에 따라 하겠다는 부류로 주로 서울 등 대도시 지역출신들이다.김영구민자당원내총무(서울 동대문을)는 지난해까지 지구당 당직자들에게 넥타이 스카프 등을 선물해 왔으나 이번에는 「의정활동보고서」로 때울 계획이다.박명환의원(민자·서울 마포갑)은 선물은 물론「의정활동보고서」도 지난해 배포했기 때문에 올해는 내지 않기로 했다.
유승규의원(태백)은 예년에는 당직자들에게 일괄적으로 탁상시계를 선물해 왔으나 올해는 그냥 넘기기로 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선물을 일체 돌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순종파」의원들의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김영구총무는 『경쟁후보들은 지역구관리를 위해 선물공세를 펴는데 그냥 있다가는 지역구민들로부터 욕먹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의원들 사이에 짙게 깔려 있다』면서 결국은 유권자들의 의식개혁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리를 짜내 지역구를 관리하는 「아이디어파」도 상당수.
박범진의원(민자·서울 양천갑)은 추석은 그냥 넘어가고 대신 연말에 집배원 청소원 동사무소·파출소직원 방범대원 아파트경비원 등 6개 부문의 대표자에게 「민자당 봉사상」이란 명목으로 30만원씩 지급하고 추천대상자들에게는 비누 양말 등 선물세트를 증정할 계획이다.이순재민자당부대변인(서울 중랑갑)은 지난달 27일 지구당 당직자 8백여명을 초청해 대전EXPO 관광을 시켜준 것으로 이번 추석을 넘길 생각이다.임채정의원(민주·서울 노원을)은 후원회의 밤 행사때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지역구민들에게 돌려 「인사」를 대신하기로 했다.
지구당 관계자에게는 일체 선물않는 대신 지역구내 불우이웃돕기 명목으로 인사를 하겠다는 「절충파」도 있다.서청원(민자·서울 동작갑),나웅패(민자·서울 영등포을)의원등은 지난해까지 부위원장,협의회회장 등 중요 당직자 30여명에게 선물세트를 나눠줬으나 올해는 그대신 지역내 40여개 노인정에 사과를 돌릴계획이다.김영일의원(민자·경남 김해)은 전에는 지역 유지들에게 법주 등 술세트를 선물했으나 올 추석은 고아원,소년소녀가장 등을 위문하기로 했다.
법이야 어쨌든간에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배짱파」도 상당수 있다.민자당의 한 지역구의원은 소문내지 않고 지구당 당직자들과 지역책임자들에게 선물을 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는 『민족 최대의 명절에 조상한테 올릴 술 한병도 선물하지 못하느냐』고 반문한뒤 『의원윤리실천규범에 신경쓰지 않고 소신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대출기자>
국회의원들은 올 추석이 달갑지 않다.
새정부 들어 바뀐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이 선물 돌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큰 명절을 맞아 마냥 뒷짐만 지고 있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지역구 관리는 해야겠고 법은 가로막고 있으니 이 틈바구니에서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자금마련도 고민거리다.명절때면 인사치레삼아 들어오던 「눈먼 돈」은 거의 끊긴 상태인데다 중앙당에서 지급하던 「오리발」도 기대조차 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어려움은 지역구,특히 농촌지역 출신 의원들이 더하다.『어디 우리 인심이 그렇습니까.명절이면 서로 선물도 주고 받고 하는게 우리의 전통인데요』한 경남지역 출신의원은 자신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의원이 이같은 고민에 빠져 있다고 털어 놓았다.
이때문에 요즘 의원들은 의원들대로,보좌관은 보좌관대로 정보수집에 한창이다.다른 의원들도 일체 선물을 돌리지 않는지,그렇다면 어떻게 지역구를 관리하는지를잘보고 결정하겠다는 심산이다.
개혁시대 첫 명절을 맞아 현재까지 나타난 의원들의 지역구 관리 양태는 각양각색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순종파」.지역구민들이 뭐라 하든간에 법에 따라 하겠다는 부류로 주로 서울 등 대도시 지역출신들이다.김영구민자당원내총무(서울 동대문을)는 지난해까지 지구당 당직자들에게 넥타이 스카프 등을 선물해 왔으나 이번에는 「의정활동보고서」로 때울 계획이다.박명환의원(민자·서울 마포갑)은 선물은 물론「의정활동보고서」도 지난해 배포했기 때문에 올해는 내지 않기로 했다.
유승규의원(태백)은 예년에는 당직자들에게 일괄적으로 탁상시계를 선물해 왔으나 올해는 그냥 넘기기로 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선물을 일체 돌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순종파」의원들의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김영구총무는 『경쟁후보들은 지역구관리를 위해 선물공세를 펴는데 그냥 있다가는 지역구민들로부터 욕먹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의원들 사이에 짙게 깔려 있다』면서 결국은 유권자들의 의식개혁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리를 짜내 지역구를 관리하는 「아이디어파」도 상당수.
박범진의원(민자·서울 양천갑)은 추석은 그냥 넘어가고 대신 연말에 집배원 청소원 동사무소·파출소직원 방범대원 아파트경비원 등 6개 부문의 대표자에게 「민자당 봉사상」이란 명목으로 30만원씩 지급하고 추천대상자들에게는 비누 양말 등 선물세트를 증정할 계획이다.이순재민자당부대변인(서울 중랑갑)은 지난달 27일 지구당 당직자 8백여명을 초청해 대전EXPO 관광을 시켜준 것으로 이번 추석을 넘길 생각이다.임채정의원(민주·서울 노원을)은 후원회의 밤 행사때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지역구민들에게 돌려 「인사」를 대신하기로 했다.
지구당 관계자에게는 일체 선물않는 대신 지역구내 불우이웃돕기 명목으로 인사를 하겠다는 「절충파」도 있다.서청원(민자·서울 동작갑),나웅패(민자·서울 영등포을)의원등은 지난해까지 부위원장,협의회회장 등 중요 당직자 30여명에게 선물세트를 나눠줬으나 올해는 그대신 지역내 40여개 노인정에 사과를 돌릴계획이다.김영일의원(민자·경남 김해)은 전에는 지역 유지들에게 법주 등 술세트를 선물했으나 올 추석은 고아원,소년소녀가장 등을 위문하기로 했다.
법이야 어쨌든간에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배짱파」도 상당수 있다.민자당의 한 지역구의원은 소문내지 않고 지구당 당직자들과 지역책임자들에게 선물을 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는 『민족 최대의 명절에 조상한테 올릴 술 한병도 선물하지 못하느냐』고 반문한뒤 『의원윤리실천규범에 신경쓰지 않고 소신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대출기자>
1993-09-19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