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종교의 재산공개로 가야(사설)

모든 종교의 재산공개로 가야(사설)

입력 1993-07-16 00:00
수정 1993-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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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이 전국 1천7백여 사찰의 재산을 공개하고 단위 사찰의 연간 예산을 공개키로 했다.한국불교 1천6백년사상 처음 시도한 획기적이고 과감한 개혁조치라고 하겠다.지금까지 사찰 재산의 관리및 운영은 거의 주지의 손에 달려 있었으며 밀실행정으로 이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현행 전통사찰보호법에는 「사찰의 수입 지출장부의 비치및 기록유지」등을 의무조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로 25개 교구본사나 입장료를 징수하는 60여개 사찰에서는 마이동풍으로 이행되지 않고있는 실정이다.따라서 큰절,유명한 절에서는 재정상태가 여유가 있는 반면 중앙집행부인 조계종단은 재정적 빈사상태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주지의 재량권이 확장되다 보니 수입이 좋은 사찰의 주지자리를 놓고 걸핏하면 분쟁이 벌어져 신도들의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일도 생겼으며 그것이 법정으로 비화하는 일도 없지 않았다.심지어 일부 몰지각한 승려는 사찰에 부속된 땅을 팔고 달아나는 사건도 과거에 더러 있었다.이러한 사태는 그동안 종단분규의 중요한 원인이 되어왔다.

결국 조계종의 이번 재산공개는 사찰의 사유화,일부 주지의 운영상 전횡에서 오는 비이를 막자는데 그 뜻이 있다고 하겠다.나아가서 사찰의 공개운영을 통하여 종단의 합리적이고 일원화된 재정운영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14일 조계종 원로원회의가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종교가 소유하고 있는 재산과 그 운용이 불합리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축재의 대상인양 오도되고 있다』는 비판도 종단의 사정을 입증해준다.

투명하고 공개적인 운영을 통해서 축적되는 재산으로 조계종단은 도제의 양성,역경사업,포교사업등 종단의 숙원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요,뿐만 아니라 대사회공익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중생의 구제사업에 힘써야 할것이다.

불교의 현대화 또는 종교의 사회기여라는 점에서 타종교에 비해 불교가 열세에 놓여있는 현실을 우리는 안타깝게 여기고 있는 터이다.이번 시행되는 재산공개가 불교계의 정화와 개혁을 이룩하고 조계종단의 오랜 비리와 분규를 척결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모든 종교는 그 속성상 속세적인 재물에 뜻을 두고 있지 않다.더욱이 불교는 「빈 마음으로」 중생을 제도하는 일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질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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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의 재산등록·공개방침은 개혁 드라이브가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 요즘 우리 사회현실과 관련하여 앞으로 종교계에 큰 파문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얼마전 김영삼대통령도 『이제 종교계도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를 한적이 있다.또 지난달 개신교의 한국교회협의회에서도 교회재산공개를 촉구하고 나섰으며 카톨릭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번 일을 계기로 지금까지 거의 성역이 되다시피 했던 종교계의 재산공개가 확산되기를 바란다.
1993-07-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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