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왕들(외언내언)

바둑제왕들(외언내언)

입력 1993-07-06 00:00
수정 1993-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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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를 거는 겨룸에서 이긴다는것은 어쨌든 기분좋은 일이다.한국이 국제기전의 타이틀을 싹쓸이했다는 사실도 그점에서 어깨를 으쓱하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엊그제 오사카에서 열린 후지쓰(부사통)배 준결승전에서 조훈현9단과 유창혁6단이 각기 일본기사를 물리침으로써 결승전은 한국기사끼리 벌이게 되었다.그러니 응창기배(서봉수우승),동양증권배(이창호우승),진로배(단체우승)에이어 그동안 일본이 독차지해온 후지쓰배까지 한국이 거머쥐게 된 셈이다.세계바둑사상 처음있는 일로서 19 93년을 한국바둑의 해로 만들어놓고 있다.

세계바둑대회가 시작된 88년만 해도 정기적인 교류전을 가져오고 있는 중국과 일본은 한국을 한수 아래로 치부했다.하지만 대국을 가지면서부터 양상은 달라지기 시작한다.중·일의 쟁쟁한 고수들이 한국기사 앞에 무릎을 꿇는것이기 때문이다.더구나 타이틀의 싹쓸이는 「어쩌다 운으로 이길수도 있는것」과는 다르다.토를 달 수 없는 실력의 결과가 아닌가.

세계정상에 선 이들 네기사중 조9단을 빼면 모두 국내파라는 점이주목된다.서9단은 진작부터 그 간판스타로 되어오는 터이지만 이·유6단 또한 국내에서만 그 기량을 갈고닦았다.나이도 어려 얼마든지 더 뻗어날수 있는 그릇들이기까지 하다.그래서 한국바둑의 내일을 더 밝게한다.

9단진만도 몇십명이 포진하는 일본에 비긴다면 아직 전문기사의 층이 엷은것이 우리현실이다.그만큼 프로바둑의 연륜도 젊다.그렇지만 욱일승천의 기세로 떠오르는 신예기사들이 있어 마음든든하게 한다.올해들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최명훈2단은 조훈현9단·양재호8단등 고단자를 꺾으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그밖에도 윤현석·이상훈·윤성현등 10대기사들의 일취월장은 미더운 모습이 아닐수 없다.

이젠 한·중·일 3국의 정기교류전이 열려야할 시점이다.이는 중국·일본쪽에서 먼저 손짓해야할 계제 아닌가 한다.
1993-07-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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