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적 인물 등장시켜 사회 문제 고발/치밀한 취재 남성심리묘사 뛰어나
첫 창작집 「불타는 폐선」(민음사)을 내놓은 한정희(43)씨의 글쓰기는 통상적인 「여류」개념을 뛰어 넘는다.선이 굵은 소재에 문체도 건조하다.여류의 작품이라면 으레 떠올려지는 생활주변이야기나 축축한 감상주의,비비꼬이는 애정행각은 등장하지 않는다.말하자면 신분상승과 성취욕을 향해 달려가는 남성들의 세계가 그녀의 소설적 주요관심사인 것이다.
「불타는 폐선」에는 3편의 중편과 5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모두 8편가운데 여자주인공의 목소리는 단편 「말보로의 사과」에서 들려올 뿐이다.나머지는 재벌급선박회사 이사(불타는 폐선),카투사로 근무하는 한국인 미국입양고아(사막),영국에 본사를 둔 위스키회사의 한국지사장(행운의 술)같은 시사적인 인물이 등장한다.작가는 중금속산업폐기물,비주류국외자의 무력감과 반미주의풍조,수입규제와 통상압력같은 사회문제를 이들의 입을 통해 고발한다.마치 르포물을 방불케 하는 치밀한 취재와 탁월한 남성심리묘사가 돋보이는그의 작품은 그래서 등단 당시 심사위원들로부터 「가명을 쓴 남성작가일 것」으로 추측되는 일화를 남겼다.
그러나 이 작가는 「집에 오니 집이 없다」「체,심심하긴」「나무아미타불」같은 단편을 통해 중편과는 다른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중압적인 야심보다는 청결하고 경제적인 작품처리로 여류다운 섬세함을 드러내며 중편과 대비를 이루는 것이다.
이가운데 「나무아미타불」「체,심심하긴」은 이화여대 국문과재학중에 쓰여졌다.그래서 당시 이화여대 교수였던 이어령전문화부장관은 한씨의 중편에 대해 『너는 그런 유가 아니야』라고 말하기도 했다.또 지난89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환경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표제작 「불타는 폐선」으로 등단할 당시 심사를 맡았던 유종호교수가 창작집의 해설을 맡아줬다.유교수는 해설을 써주지 않기로 유명한 깐깐한 평론가이다.
등단이후 5년만에 고3,고2 자매를 둔 완숙한 중년의 작가로 독자곁에 돌아온 이 작가는 요즘 여자주인공을 내세워 좌절한 남자의 모든 것을 낱낱이 해부하는 질탕한사랑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을 구상중이다.<석>
첫 창작집 「불타는 폐선」(민음사)을 내놓은 한정희(43)씨의 글쓰기는 통상적인 「여류」개념을 뛰어 넘는다.선이 굵은 소재에 문체도 건조하다.여류의 작품이라면 으레 떠올려지는 생활주변이야기나 축축한 감상주의,비비꼬이는 애정행각은 등장하지 않는다.말하자면 신분상승과 성취욕을 향해 달려가는 남성들의 세계가 그녀의 소설적 주요관심사인 것이다.
「불타는 폐선」에는 3편의 중편과 5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모두 8편가운데 여자주인공의 목소리는 단편 「말보로의 사과」에서 들려올 뿐이다.나머지는 재벌급선박회사 이사(불타는 폐선),카투사로 근무하는 한국인 미국입양고아(사막),영국에 본사를 둔 위스키회사의 한국지사장(행운의 술)같은 시사적인 인물이 등장한다.작가는 중금속산업폐기물,비주류국외자의 무력감과 반미주의풍조,수입규제와 통상압력같은 사회문제를 이들의 입을 통해 고발한다.마치 르포물을 방불케 하는 치밀한 취재와 탁월한 남성심리묘사가 돋보이는그의 작품은 그래서 등단 당시 심사위원들로부터 「가명을 쓴 남성작가일 것」으로 추측되는 일화를 남겼다.
그러나 이 작가는 「집에 오니 집이 없다」「체,심심하긴」「나무아미타불」같은 단편을 통해 중편과는 다른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중압적인 야심보다는 청결하고 경제적인 작품처리로 여류다운 섬세함을 드러내며 중편과 대비를 이루는 것이다.
이가운데 「나무아미타불」「체,심심하긴」은 이화여대 국문과재학중에 쓰여졌다.그래서 당시 이화여대 교수였던 이어령전문화부장관은 한씨의 중편에 대해 『너는 그런 유가 아니야』라고 말하기도 했다.또 지난89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환경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표제작 「불타는 폐선」으로 등단할 당시 심사를 맡았던 유종호교수가 창작집의 해설을 맡아줬다.유교수는 해설을 써주지 않기로 유명한 깐깐한 평론가이다.
등단이후 5년만에 고3,고2 자매를 둔 완숙한 중년의 작가로 독자곁에 돌아온 이 작가는 요즘 여자주인공을 내세워 좌절한 남자의 모든 것을 낱낱이 해부하는 질탕한사랑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을 구상중이다.<석>
1993-06-0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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