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당 “권토중래” 무산위기/엥홀름총재 은퇴후 진로 진통

사민당 “권토중래” 무산위기/엥홀름총재 은퇴후 진로 진통

유세진 기자 기자
입력 1993-05-05 00:00
수정 1993-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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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바르셸사건」 위증이 치명타/대체인물 없어 콜 총리 독주할듯

내년 총선에서 기민당의 헬무트 콜 현총리와 대결할 예정이던 독일사민당의 비외른 엥홀름총재가 3일 사임함에 따라 지난 3월 헤센주의회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미처 벗어나지도 못하고 있는 사민당은 앞으로 당의 진로를 놓고 큰 진통과 파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엥홀름은 빌리 브란트 이후 처음으로 제1야당인 사민당의 총재직과 사민당 총리후보직을 함께 맡았을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로 개인별 여론조사에서도 콜총리를 능가하는 높은 인기를 누렸던 만큼 그의 사임은 독일정계에 큰 반향을 부를게 틀림없다.

한때 사민당재건을 위한 유일한 희망이라고까지 여겨졌던 엥홀름이 정계를 은퇴하게 된것은 지난 3월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폭로한 「바르셸사건」에 대한 그의 위증 때문.

이른바 독일판 워터게이트라고도 불리는 「바르셸사건」은 지난 87년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의회선거에서 당시 주지사였던 우베 바르▦이 엥홀름에 대해 갖가지 흑색선전을 편 정치공작사건.당시 바르▦은 엥홀름이 에이즈에 걸려 있으며 탈세를 일삼고 있다는 등의 흑색선전을 폈으며 심지어 자신의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해놓고 그 혐의를 엥홀름에게 씌우려고까지 했었다.그러나 바르셸의 홍보책임자였던 라이너 파이퍼가 이같은 사실을 슈피겔에 폭로,공개함으로써 엥홀름이 재선거를 통해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의 주지사에 오르는 길을 마련해주는 계기가 됐다.

이 사건은 그후 5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거의 잊혀졌다.그러나 엥홀름의 측근이 지난 88·89년 두차례에 걸쳐 파이퍼에게 5만마르크(약 2천5백만원)를 건네줬음이 또 슈피겔에 의해 폭로되면서 끝내는 엥홀름의 정계은퇴까지 몰고오게 됐다.

엥홀름은 87년 11월 주의회에서 바르셸의 흑색선전공작을 선거당일에야 알았다고 증언했었는데 슈피겔의 보도로 그가 오래전부터 바르셸의 흑색선전공작을 알고 있었음이 드러났다.위증사실이 밝혀지자 도덕정치를 표방해온 엥홀름은 자신의 신뢰성에 큰 손상을 입었으며 강력한 사퇴압력에 처한 결과 3일 정계은퇴를 발표하게 된것이다.

사민당은 엥홀름의 은퇴선언 즉시 요하네스 라우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를 임시당수로 임명하고 오는 10일 당집행위원회를 소집하는등 예상되는 혼란방지에 애쓰고 있다.그러나 유권자들의 사민당에 대한 실망이 최고수준에 이른데다 게르하르트 슈뢰더,루돌프 샤르딩,레나테 슈미트등 차기지도자들 가운데 엥홀름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는 사람이 없어 누가 사민당의 새당수가 되든 사민당의 앞날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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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당의 또다른 과제는 독일재통일에서부터 외국난민의 유입억제,해외에서의 독일군역할 확대등 최근의 민감한 문제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정책정당으로서의 신뢰도를 잃고 있다는 점이다.지난 10여년간 3번의 총선에서 모두 실패한 사민당은 이제 새로운 정책을 내건 새 인물의 등장을 필요로 하고 있다.그러나 사민당이 이번에도 참신한 인물과 새로운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지난 10년간 계속되온 콜총리의 독주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993-05-0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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