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통일 조속실현 어렵다”/미 포린 어페어즈지 전망

“남북한통일 조속실현 어렵다”/미 포린 어페어즈지 전망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2-12-02 00:00
수정 1992-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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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달리 시간 오래 끌 요소많아/김정일권력체제 오래 지속 못할것/혼란 수반 가능… 클린턴행정부 미리 대비해야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외교전문잡지 「포린 어페어즈」는 이번 겨울호에 남북한통일전망에 관한 논문을 게재,눈길을 끌고 있다.하버드대 인구발전연구소의 객원교수이자 미국 엔터프라이즈연구소 연구원인 니콜라스 에버스타드가 「두개의 한국,통일될수 있을가」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이 논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냉전이 끝났다고 말하는것은 위험이 잠복한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다.냉전의 마지막 페이지인 한반도는 아직도 분단된채 양측은 중무장으로 대치해있다.

한반도는 어쨌든 통일을 향해 나가고있기 때문에 남북한이 통일이 될것인가 아닌가는 이제 더이상 질문이 아니며 다만 언제인가하는 시간이 문제다.

분단의 평화적 해결이 10년안에 이뤄진다는 그럴듯한 주장이 있는가하면 통일로 가는 길에 폭력의 분출이 있을 것이며 또는 통일은 상당히 긴 세월이 흘러야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않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한국의 통일은 독일의 통일보다는 훨씬 복잡하고 시간을 오래 끌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휴전선의 엄청난 병력대치상황,북한의 핵개발의혹,중국등 주변국의 한반도통일불원등이 모두 통일을 어렵게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북한쪽을 보면 김일성­김정일의 부자세습체제를 치밀하게 굳혀나가고는 있지만 이것은 모두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구소련의 붕괴와 동구의 민주화로 북한은 경제상황이 매우 어려워졌지만 이를 극복하기위해 개혁을 할수없는 실정이다.

김일성의 시각에서 보면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소련경제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은 물론 공산주의의 종말을 가져왔고 중국식의 경제개혁도 천안문사건같은 정부항거운동을 촉발했을 뿐이다.따라서 개혁은 곧 체제의 죽음을 불러오는 것이라는게 그의 역사인식인 것이다.

김정일이 아무리 권력을 정교하게 세습받았다해도 그의 체제는 불안할수밖에 없으며 동시에 오래 지속되지도 못할것이 뻔하다.

이런 와중에서도 북한은 핵개발의 숙원을 좀체로 포기하지 않고있고 남북한상호핵사찰도 계속 지연되고있다.

미국방성의 판단으로는 북한이 공격을 해올 경우 이에 대처하는 시간은 24시간밖에 없을것으로 보고있다.또 김일성시대의 종말이 점점 다가올수록 비무장지대를 따라 분쟁의 위험이 점증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한반도의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주한미군을 더 감축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한미안보관계의 재조정에서는 무엇보다 정보의 공유가 중요하다.지금까지는 미국이 공중정찰이나 통신감청으로 얻은 북한정보를 한국에게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할수가 없다.

남북한의 통일이 독일에 비해 어려운 것은 ▲북한경제가 동독보다 훨씬 더 왜곡되어있고 ▲남한이 서독처럼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도 않으며 ▲남북한은 동서독처럼 상호 교류·접촉이 거의 없었고 ▲북한은 소련의 위성국인 동독과는 달리 외부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미칠 국가가 없다는 점등을 들수있다.

오늘날 남북한의 궁극적인 통일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불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혼란이 수반될것은 거의 분명한만큼 클린턴의 새 행정부는 이에 미리 대비해야할 것이다.한국으로서는 성숙한 시민사회를 건설하고 근대적 법질서가 영위되는 사회를 이룩하는것이 통일이후의 한국민의 삶에도 좋은 영향을 줄뿐만아니라 동북아 국제안보의 성격을 규정짓는데도 기여하게 될것이다.
1992-12-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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