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떠난 비 수비크만 오염심각(움직이는 세계)

미군떠난 비 수비크만 오염심각(움직이는 세계)

박해옥 기자 기자
입력 1992-11-30 00:00
수정 1992-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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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항 전환 차질”…미·북 마찰조짐/주둔중 오수 75% 정화않고 방류/중금속 무단폐기 “죽은 바다” 전락

필리핀주둔 미해군이 수비크만을 심하게 오염시킨 채 철수함으로써 양국관계에 새로운 분쟁의 불씨를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수비크만 오염이 이곳을 상업항으로 전환하려는 필리핀정부의 계획에 차질을 빚게 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홍콩의 선데이 모닝 포스트는 최근 미해군 보고서와 미국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인용,미해군은 수비크만에 「심각한 오염」과 「위험한 폐기물」을 남기고 떠났다고 말했다.

버클리대학의 동아시아연구센터에 근무하는 환경문제전문가인 조지 이마누엘박사도 수비크만의 오염을 「환경재앙」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4일 나머지 미군병력이 모두 떠남으로써 필리핀정부에 완전 반환된 수비크기지는 그간 미군주둔 연기여부를 둘러싸고 필리핀국내에 많은 논란을 일으켰었다.미국은 동아시아의 주요전략거점인 이곳에 계속 머무를 의사를 강력히 내보였었다.

걸프전기간동안 미군의 군수품 공급기지의 하나로미7함대의 최대병참기지였던 수비크기지는 필리핀경제에 커다란 보탬을 주었던게 사실이다.지난 88년 양국정부에 의해 타결된 기지사용에 관한 협정에 따라 미국은 이 기지사용료로 연간 4억8천만달러를 지불해왔다.뿐만 아니라 이곳에 주둔하던 1만여명의 미군이 쏟아붓는 달러도 엄청났다.이같은 경제적인 이점 때문에 필리핀정부는 임차기간연장을 위해 계약경신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이 법안이 지난해 9월 필리핀 상원에서 부결됨으로써 미군이 철수하기에 이르렀다.이로써 필리핀에서는 외국군대가 완전히 사라졌다.

미국의 식민통치를 받은 역사를 갖고있는 필리핀국민들 사이엔 진정한 독립은 미군철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88년 기지사용에 관한 협상이 타결됐을 때 대다수 필리핀국민들은 정부가 주권을 돈에 팔아넘겼다고 아우성이었다.레이테섬에 있는 맥아더동상이 폭파되는 수난을 겪은 것도 이때의 일이다.이같은 여론에 밀려 미군이 철수했지만 오염문제라는 새로운 불씨가 나타난 것이다.

「군사기지 폐쇄,필리핀에서의미국의 채무」란 제목으로 최근에 발표된 미회계감사원 보고서는 수비크만 오염실태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보고서는 ▲기지에서 생기는 오물과 오수중 75%가 처리되지 않은채 수비크만으로 방류되고 있고 ▲선박수리시설에서 나오는 납 등의 중금속이 그대로 바다에 버려지거나 근처의 땅에 묻히고 있으며 ▲오염물질 처리과정에도 미국의 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미태평양함대의 한 장교는 『수비크만의 모든 폐기물은 미국방부의 폐기물처리 전문가들에 의해 제거되거나 미환경보호청 기준에 따른 처리를 위해 미국으로 옮겨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선데이 모닝 포스트는 수비크만의 오염문제가 이곳을 상업항으로 개발하려는 필리핀정부의 계획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정부는 지난해 수비크만을 상업항으로 전환하기 위해 투자유치단을 대만과 싱가포르등에 파견한 바 있다.한국의 기업들도 이곳의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기지 반환식이 이루어진 날 대만투자관광단이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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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항 개발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되면 철수뒤에도 필리핀내 공항 및 항구 통과권을 갖기를 원하는 미국의 희망도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이에 대해 선데이 모닝 포스트는 수비크만 오염문제가 필요시 미군의 수비크만에 대한 군사적 접근뿐 아니라 양국간의 외교관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박해옥기자>
1992-11-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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