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역사속 바뀌어온 모습을 좇는다:20)

배(역사속 바뀌어온 모습을 좇는다:20)

장학근 기자 기자
입력 1992-11-26 00:00
수정 1992-11-2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임진왜란때 태극기 단 전선/명 종군화기의 노량해전그림에 원형/중국·왜선과 구별… 국가상징물로 인식

노량해전은 임진왜란의 마지막 전투였다.당시 참전했던 명나라의 한 종군화가가 6.5m의 화폭에 시간상으로는 3개월,거리로는 약30㎞에 해당하는 전투상황을 자세히 묘사해 놓았다.여기에 태극기의 선구적 원형이 나타나 있다.이 태극기는 중국선박과 일본의 선박으로부터 한국의 선박을 구별하기 위해 쓰여진 국가의 상징물이다.

이 그림이 보여주는 증거로 보아 한국인은 오래 전부터 태극을 국가의 상징으로 생각했던 것이 분명하다.그림속에는 태극 말고도 네 귀퉁이에 구름의 모양이 있는데 이것은 지금의 태극기 괘의 위치와 일치한다.

이 해전도를 그린 사람의 임무가 종군화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전쟁상황을 그대로 그린 것이며 화면에 나타난 전투지역이 실제 노량지역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태극기의 기원이 조선 수군의 군기에서 유래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박영효가 태극기를 만들었다는 1882년 이전에 이미 우리나라 군선과 상선에 태극기가 게양되고 있었다는 또다른 증거가 있다.현재 해군사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통상장정」은 중국정부가 외국과 맺은 조약,외국사신의 서신등을 모아놓은 것으로 이속에 각국의 국기 59종 중 아름다운 태극기가 수록되어 있다.통상장정에 기록된 내용에 의하면 1874년 태극기를 포함한 각국의 국기가 청국에 전해지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총이아문발신,동치13년(1874)3월9일 미국공사의 서신을 접수하였다.근자에 여러 나라의 대표가 모여서 정한 18장의 기의 양식이 있는데 각장마다 그 그라의 음을 알려준다.이것은 서양에서 선박이 운항할시 그 의사 전달방법을 본따 정한 것이다.우리나라에도 기보 한권을 보내왔으니 잘 살펴 정리해두면 중국배들이 그 방법에 따라 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동치13연5월27일,남북양대신수신』

위글의 내용은 병선과 상선이 항해할 때 국가를 식별하고 의사전달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사용되고 있는 국제신호서를 미국공사가 청국 총리아문에 전달한 것으로 서신의 성질상 활용부서인 남북양 함대로 재 시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당시 미국은 동아시아를 거대한 무역대상국으로 보고 국제관례상 필요한 국기를 수집하여 그것을 국제신호서에 게재하여 사용하던 중 이미 외교관계가 수립된 중국에 국제신호서를 전달하여 항해시 활용토록 한 것이다.

당시 미국과 우리 나라는 외교관계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태극기를 달고 중국의 항구에 정박한 우리나라 상선에서 태극기를 입수한 것으로 생각된다.

노량해전에 나타난 태극기와 통상장정의 태극기는 괘의 모양을 제외하고는 노랑 바탕에 중앙의 태극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태극기의 변천사를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무엇보다도 삼국이 노량해상에 집결하여 국운을 가름하는 전쟁에서 중국·일본함대와 구별하기 위해 선명한 태극기를 우리나라 군선에 게양하였다는 것은 민족 자존의식을 나타낸 것이며 이런 의식이 노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생각할 때 노량해전에 휘날린 태극기는 민족 혼을 일깨우는 우리나라의 영원한 표상이 될 것이다.
1992-11-26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