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문화운동 활발한 신촌/이진희 사회1부 기자(현장)

건전문화운동 활발한 신촌/이진희 사회1부 기자(현장)

이진희 기자 기자
입력 1992-10-24 00:00
수정 1992-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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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구호보다 업주·고객 실천 따라야

『심야영업을 하지 맙시다』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지 맙시다』

23일 하오 4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신촌시장안 어린이놀이터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어깨띠를 두른 3백여명이 선창자를 따라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이들은 신촌지역내 록카페·노래방 등 유흥업소 업주들로 최근 연세대 홍익대 등 이 일대 대학가에서 불고있는 「건전한 신촌문화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취지로 이날 자신들 나름대로 행사를 가졌다.

40개의 노래방과 53개의 록카페,70개의 여관 등이 모여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는 신촌지역은 젊음과 낭만,문화가 숨쉬는 대학가라기 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환락가」로 변질된지 오래이다.

이 때문에 이달초 이일대 5개대 총장들이 심각성을 인식하고 한자리에 모여 「건전한 대학가 문화를 만들자」는 모임을 갖기도 했다.

또 지난 17일에는 34개 「대학건전동아리협의회」 회원 1백50여명이 「신촌을 문화,낭만의 거리로」「우리것 우리문화 신촌에서 꽃피우자」라고 적힌 유인물과 전단을 나눠주며 신촌네거리에서 이대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신촌지역에서 환락을 조장했던 업주들의 이날 행사는 이러한 대학가의 움직임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한 대회참석자는 『밤 11시면 업소의 문을 닫는다.미성년자들의 출입을 금하고 있고 혼숙도 받지 않고 있다』면서 『「신촌물장사」가 가장 좋다는 말은 이제는 옛말』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행사를 지켜보던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구청·경찰서 등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자 눈가림으로 행사를 갖는 것이 아니냐」는 측과 「한계는 있겠지만 그래도 신촌을 건전한 문화지역으로 꾸미겠다는데 격려를 보낸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같은 시각 신촌에서는 요란한 화장과 이상한 머리모양,보기 민망할 정도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여전히 활보하고 있었다.

신촌이 문화·낭만의 거리로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업주,고객,당국의 철저한 단속과 함께 이곳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주민과 학생들의 자구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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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만 요란한 단발성 캠페인행사만으로는 신촌에서 향락과 퇴폐가 추방되지 않는다는 것을 「신촌인」들은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1992-10-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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