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과학과 현대물리학의 흐름/전일동 연대교수·핵물리학(해시계)

실증과학과 현대물리학의 흐름/전일동 연대교수·핵물리학(해시계)

전일동 기자 기자
입력 1992-09-29 00:00
수정 1992-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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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은 실증주의 자연관에 입각하여 발전해 왔다.즉 과학이론은 형식적으로는 가설을 출발점으로 하여 연역적 방법에 의해 결론에 도달하는 체계를 지니고 있으나 그 가설은 언제나 경험적으로 검증되어야 한다.다시 말해서 어떤 가설에서 출발하여 연역적으로 유도되는 결론은 반드시 실험적으로 입증되어야 하며 또한 가설도 입증된 사실에 입각하여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정밀 과학인 물리학은 긴 세월동안 이러한 흐름속에서 발전되었다.그러나 최근에 이러한 흐름에 이변이 생기고 있다.그 예로서 현대 물리학에서 인식방법의 한 단편을 부각시켜 보기로 한다.1950년대에 물질의 기본 구성요소로서 소립자가 너무나 많이 발견되었다.기본 소립자라 하면 옛날 희랍 철학자들이 우주가 몇개의 기본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갈파한 바와 같이 몇개라야 될 것이다.그러나 3백개 이상 발견된다면 이미 그것들은 기본 소립자로서의 의미를 잃게 된다.그래서 1964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겔만 교수와 스위스에 있는 유럽 공동 핵물리학 연구소에 근무했던츠봐이크 박사에 의해 「쿼크」란 새로운 가상적 기본입자 개념이 도입되었다.이 개념을 이용하면 소립자간에 일어나는 물리 현상들이 놀랍게도 잘 설명된다.예로서 중성자나 양성자 같은 핵자는 3개의 쿼크로 구성되어 있다.이 모형으로 핵자들의 물리적 성질 즉 전기적 자기적 성질이 잘 설명되며 핵자의 크기도 실험치와 잘 일치하는 값들을 얻을 수 있다.3백개 이상이 되는 소립자들은 몇개의 기본 입자(쿼크와 중성미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게 된다.이와같이 복잡한 자연현상을 대단히 간단한 원리에 의해 이해하려는 것이 물리학의 기본 자세이며 다만 그 논리에 객관성과 실증적 뒷받침이 요구된다.이러한 한 측면에서 쿼크개념은 성공하였다.그러나 묘하게도 단독적으로 존재하는 쿼크를 실험적으로 발견하는 데에는 실패하였다.역사적으로 발견되지 않는 입자는 실체로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쿼크 개념의 창시자인 겔만 교수도 쿼크는 소립자의 물리적 성질을 설명하기 위한 가상적 입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그러나 쿼크 개념은 소립자간의 물리현상을 너무나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물리학자들은 쿼크를 가상적 입자로 보기 보다는 서서히 실체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쿼크가 왜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 항상 몇개가 같이 구속된 상태로서만 이 자연에 존재할 수 있는가.그 물리적 이유는 무엇인가를 연구하게 되었다.오늘날 물리학은 이 쿼크들을 지배하고 있는 역학을 수립하는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 역학은 「양자색동역학」이라 불리고 있다.직접 실험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입자를 실체로 인식하여 그들에 대한 역학을 만든다는 학문 접근 방법에 일말의 허구성을 느끼는 것은 과학의 실증주의를 고수하기 때문일까.

1992-09-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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