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통화 혼란의 교훈

유럽통화 혼란의 교훈

입력 1992-09-20 00:00
수정 1992-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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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통화 필요성 다시 일깨워”/독서 인플레 막으려 금리 올리자 ERM “흔들”

현재의 유럽통화혼란은 유럽공동체(EC)가 유럽통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장치가 뜻밖에 차질을 빚은 결과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자국통화의 가치가 외환시장에서 자유롭게 오르내리도록 되어 있다.그러나 EC국가들은 서로의 경제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만큼 각국통화의 환율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어서 이른바 유럽환율조정장치(ERM)라는 안전판을 만들어 환율이 일정한 폭안에서만 변동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말 독일통일이후 독일이 엄청난 통일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차입을 늘리면서부터 ERM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독일은 이로 인한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왔고 이 때문에 독일의 마르크화는 세계의 강세통화중 하나가 되었다. 마르크화의 가치가 상승하자 다른 EC회원국 통화들도 ERM에 의해 뒤따라 가치가 올라갔다.

그러나 경제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영국과 이탈리아는 마르크화에 대해 상대적인환율을 유지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 되었다.이들은 다른 EC국가들과 함께 독일을 따라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이는 오히려 국내지출을 위축시켜 전반적인 경제에 손상을 입히는 결과를 몰고 왔다.

결국 미국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높아졌고 이 때문에 유럽상품가격이 비싸지면서 미국상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뒤지게 되었다.

ERM은 EC회원국 통화간의 상호관계를 예측할 수 있게 하여 역내무역을 단순화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예를 들어 독일의 한 기업이 영국상품구입을 위한 장기계약을 체결할 때는 그 상품의 파운드화가격이 장차 크게 변동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ERM은 또 단일유럽통화도입등 장차 역내의 통화협력을 보다 긴밀화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따라서 이 제도는 전반적인 유럽협력에 있어 중요한 심리적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ERM이 무너진다면 이미 퇴색된 유럽통합에 대한 신뢰는 더욱 손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부 EC관리들은 이번 유럽통화의 혼란사태가 유럽통합과 단일통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뉴욕 AP 연합>
1992-09-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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