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고졸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내년에 전문대 입시에도 도전/이근복씨/국졸 50년만에 「중졸소원」 풀어/김해수씨
환갑이 넘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올해 하반기 고졸·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해 평생 가슴에 응어리진 「못배운 한」을 풀었다.
서울시교육청이 31일 발표한 검정고시 합격자 가운데 고졸부문 역대 최고령자로 밝혀진 이근복할아버지(68)와 고입부문 최고령자인 김해우할머니(61).
이들은 합격의 기쁨에 그동안의 노고가 말끔히 씻긴듯 『이제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은 부자가 된 기분』이라며 밝게 웃었다.
경기도 강화가 고향인 이할아버지는 가난 탓에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고 막노동·남의집살이등 온갖 궂은 일을 해오며 가시밭길 같은 인생을 억척스럽게 헤쳐왔다.
일제때는 징용으로 끌려가 홋카이도·남양군도등지에서 탄광노동자로 일하며 죽음의 고비를 넘나들었다.해방이 된 뒤에도 등짐장사등 「장돌뱅이」생활을 해왔지만 네 아들만은 대학과 고교를 어엿히 졸업시켰다.
새벽5시부터 하오1시까지 서울 중구 신당동 중앙시장쌀가게에서 「나이든 종업원」으로 허드렛일을 하다 하오6시면 어김없이 학원으로 달려가 밤11시까지 강의를 들었다.집에 돌아와서는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고서야 고단한 몸을 눕혔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하루 4시간씩 잠을 자며 4년동안 꾸준하게 책과 씨름했다.이렇게 해서 이할아버지는 지난해 5월 중학교입학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이어 지난4월에는 고입검정고시를 통과했다.이할아버지의 향학열은 더욱 불타올라 또다시 4개월만에 고졸자격까지 얻게 된 것이다.
이할아버지는 『얼마전 군에서 제대한 막내아들(24)과 함께 대학입시준비를 할 예정이며 농과계열 전문대에 진학해 여생을 농사일에 바치고 싶다』고 「내일」의 포부를 밝혔다.
한편 경북 상주출신인 김할머니는 일제때 국민학교를 졸업한뒤 50년만에 중학졸업자격을 따내 평생의 설움을 풀었다.남매를 모두 결혼시키고 지난90년8월부터 책을 잡은 김할머니는 처음엔 수학과 음악과목이 제대로 되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부에 재미가 붙어 포기하지 않고 책과 씨름한 끝에이날 기쁨을 맛보게 됐다고 했다.
김할머니는 『손자들이 영어·수학을 물어봐도 부끄럽지않게 대답할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쁘다』면서 환하게 웃었다.<성종수기자>
환갑이 넘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올해 하반기 고졸·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해 평생 가슴에 응어리진 「못배운 한」을 풀었다.
서울시교육청이 31일 발표한 검정고시 합격자 가운데 고졸부문 역대 최고령자로 밝혀진 이근복할아버지(68)와 고입부문 최고령자인 김해우할머니(61).
이들은 합격의 기쁨에 그동안의 노고가 말끔히 씻긴듯 『이제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은 부자가 된 기분』이라며 밝게 웃었다.
경기도 강화가 고향인 이할아버지는 가난 탓에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고 막노동·남의집살이등 온갖 궂은 일을 해오며 가시밭길 같은 인생을 억척스럽게 헤쳐왔다.
일제때는 징용으로 끌려가 홋카이도·남양군도등지에서 탄광노동자로 일하며 죽음의 고비를 넘나들었다.해방이 된 뒤에도 등짐장사등 「장돌뱅이」생활을 해왔지만 네 아들만은 대학과 고교를 어엿히 졸업시켰다.
새벽5시부터 하오1시까지 서울 중구 신당동 중앙시장쌀가게에서 「나이든 종업원」으로 허드렛일을 하다 하오6시면 어김없이 학원으로 달려가 밤11시까지 강의를 들었다.집에 돌아와서는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고서야 고단한 몸을 눕혔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하루 4시간씩 잠을 자며 4년동안 꾸준하게 책과 씨름했다.이렇게 해서 이할아버지는 지난해 5월 중학교입학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이어 지난4월에는 고입검정고시를 통과했다.이할아버지의 향학열은 더욱 불타올라 또다시 4개월만에 고졸자격까지 얻게 된 것이다.
이할아버지는 『얼마전 군에서 제대한 막내아들(24)과 함께 대학입시준비를 할 예정이며 농과계열 전문대에 진학해 여생을 농사일에 바치고 싶다』고 「내일」의 포부를 밝혔다.
한편 경북 상주출신인 김할머니는 일제때 국민학교를 졸업한뒤 50년만에 중학졸업자격을 따내 평생의 설움을 풀었다.남매를 모두 결혼시키고 지난90년8월부터 책을 잡은 김할머니는 처음엔 수학과 음악과목이 제대로 되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부에 재미가 붙어 포기하지 않고 책과 씨름한 끝에이날 기쁨을 맛보게 됐다고 했다.
김할머니는 『손자들이 영어·수학을 물어봐도 부끄럽지않게 대답할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쁘다』면서 환하게 웃었다.<성종수기자>
1992-09-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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