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권력의 절대부패/장수근 북한부장(오늘의 눈)

절대권력의 절대부패/장수근 북한부장(오늘의 눈)

장수근 기자 기자
입력 1992-08-11 00:00
수정 1992-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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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애첩을 둔 꼴이 됐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이 「하느님」이란 호칭을 붙여가며 신격화·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김일성에게 30살짜리 첩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니 말이다.

원체 비밀이 많은 집단이긴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김일성의 가족관계는 더더욱 두꺼운 베일에 가려져 북한에서도 제대로 아는 이가 없다.

김일성이 전처인 김정숙과 결혼한 날짜도 이제껏 밝혀진 적이 없다. 김일성이 지금의 처 김성애와 재혼한 연대역시 비밀에 붙여져 있다.그뿐 아니다. 김성애가 불가리아주재대사인 아들 김평일외에 몇명의 자녀를 낳았는지도 일체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일성 일가에 대한 철저한 비밀유지는 그의 신격화를 위한 공작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게 북한전문가들의 해석이다.북한에서 절대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김일성.그가 인민들과 다를게 없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그에 대한 개인숭배가 약화될 것을 우려해 취한 조치가 바로 주석궁 일대를 비밀의 커튼으로 차단했다는 풀이다.

아무도 보는이가 없다보니 그 안에서의 김일성·김정일부자의 행동은 그야말로 천방지축일 수 밖에 없을 터이다.

대낮에 애첩을 끼고 노닥거리든,「목란관」에서 서양 무희들이 추어대는 스트립 쇼를 즐기든 뭐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김일성이 「장수연구소」에서 마련한 식단에 따라 차려진 밥상을 받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얘기다.

한편 김정일은 한술 더 떠 호사를 극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게 망명자들의 증언이다.김정일은 북한에서 나는 것은 아무 것도 먹지를 않는다.그는 오로지 세계 각처에서 들여온 값비싼 수입식품만을 먹는다고 한다.

김일성 일인지하의 세상인 북한에서 그가 몇명이고 애첩을 거느리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북한에서 김일성 일가는 일반 국민과 유리된 특권을 누릴 수 있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북한주민들은 극심한 식량난으로 하루에 두끼만을 먹고 있다는게 외신의 보도다.

이런 판에 애첩 일가에게 호화판 해외여행을 시키고 싹쓸이 쇼핑에 외화를 펑펑 쓰게 한 패악은 김일성이 그토록 위한다는 「인민」들을 정작 안중에도 두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하고 끝내는 무너진다고 했다.이번에 밝혀진 김일성의 파렴치한 축첩행위는 북한 최고 권력층의 부패가 극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는게 산케이(산경)의 분석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일성체제가 붕괴직전에 있다며 지금은 일본이 대북원조에 나설 때가 아니라고 한 폴토라닌 러시아부총리의 경고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1992-08-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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