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세무민 종말론” 갈수록 기승

“혹세무민 종말론” 갈수록 기승

김성호 기자 기자
입력 1992-08-10 00:00
수정 1992-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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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부녀자 상대 곳곳서 “전도활동”/일단 유혹 빠지면 생업·학업포기 일쑤/“우리아이 찾아주오” 피해자가족 잇단 호소

일부 신흥종교인들 가운데서 『오는 10월28일 밤12시를 기해 예수의 공중재림과 함께 지구의 종말이 온다』는 「시한부 종말론」이 제기돼 우리사회에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들은 『예수가 재림하는 그날이 오면 온몸을 바쳐 예수를 믿는 사람만 구원을 받아 하늘로 들려 올라간다』고 「휴거」를 주장하며 도심 지하철역과 공원등 공공장소에 나와 거의 광적인 전도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허황된 꾀임에 빠진 일부 청소년과 광신자들은 두달반남짓 남은 「그날」을 위해 학업과 직장은 물론 가정마저 팽개치고 있어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난 89년 I교육대학에 다니다 「시한부 종말론」에 빠져 집을 나간 허모양(25)은 성실하고 학업성적도 우수했으나 「영생교회」가 내세우는 허황된 「종말론」에 빠지면서 학업도 포기하고 집단생활에 들어갔다.

8일 하오 서울 마포구 연남동 365 이른바 「다미선교회세계본부」에서는 중고등학생 30여명이 집단생활을 하며 『오는 10월28일 휴거설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구원받지 못한다』는 이장림목사의 설교를 듣고 『아멘』을 외치고 있었다.

방학을 이용해 서울에 왔다는 최모군(18·충남O고교2년)은 『종말의 날이 오면 하늘 문이 닫히고 대홍수와 함께 7년동안의 환난이 닥친다』면서 『공부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함께 설교를 들은 이모양(18·서울E여고3년)은 『낮에는 조를 짜 서울역·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 정해진 곳에 나가 선교활동을 하고 밤에는 교회에서 철야기도를 한다』면서 「휴거」를 선전하는 글귀가 나붙은 마이크로 버스에 올랐다.

이처럼 광신도로 변한 가족들의 가출이 잇따르자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1백주년기념관에서는 50여명의 피해자들이 모여 「피해사례발표회」를 갖고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사회적 폐해를 막기위한 대책을 마련해 줄것』을 눈물로 호소했다.

이 모임에서 회장으로 뽑힌 이모씨(51·여)는 『다음달 입대를 앞둔 둘째아들(23·대학4년)이 지난 4월 「북한설교를 위해 순교하라는 명을 받았다」면서 집을 나간뒤 소식이 없다』고 밝히고 『정부가 나서서 가출한 가족을 돌아오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지금과 같은 「신한부종말론」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88년 미국인 목사 펄시콜레가 『천국과 지옥에 다녀 왔다』는 간증을 한국에서 하면서부터.그가 쓴 「내가 본 천국」이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같은해 이장림목사가 『92년 10월28일 밤12시를 기해 예수의 공중재림과 함께 「휴거」가 있을것』이라고 주장했다.「휴거」란 하나님에 의해 선택받은 사람들이 공중에 들리워진다는 뜻의 조어.

10대 소년·소녀들의 「직통계시」를 주장한 이목사의 시한부종말론은 이른바 「다미」(다가온 미래)선풍을 일으키며 급속히 확산됐고 이목사가 이끄는 다미선교회를 비롯,여기서 파생된 다베라선교교회·성화선교교회·마라나타선교회등 2백50여개의 선교단체가 이같은 시한부 종말론을 펼치고 있다.

추종 신도수는 스스로 10만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교계에서는 2만명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학업과 생업을 포기한 광신도는 5천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정통 기독교계에서는 「그날과 그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도,아들도 모르고 하나님만 아신다」는 신약성서 마태복음 24장36절의 예언에 근거,시한부 종말론을 엄격히 배격하고 있다.<김성호·진경호기자>
1992-08-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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