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노영희 시인(굄돌)

행복의 조건/노영희 시인(굄돌)

노영희 기자 기자
입력 1992-08-07 00:00
수정 199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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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이 컸던 탓으로 뒤돌아보면크게 행복을 느끼며 산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변혁기의 온갖 사건들과 마주쳤고 자연스럽게 개안의 삶은 자주 난파당하곤 했다.「평상심이 도」라는 불가의 가르침을 본받고 싶었지만 소용돌이치는 사회는 우리 모두를 어둡게 하기만 했다.

사실 우리네 사회구조속에서 개인이 행복을 누리려면 적어도 두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본다.하나는 경제적인 여유요,다른 하나는 민주주의의 실현이다.어떤이는 반박할지 모르겠다.인간의 행복은 일을 통해 창조의 기쁨을 통해,인간끼리의 사랑의 확인을 통해,풍요로운 자연속에서,신과의 교감을 통해 느끼는 것이라고.그러나 이 행복은 우리 모두가 따뜻한 공동체로서 벅차게 살맛나게 느껴지는 행복은 아니다.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열중할 일,사랑,경제적이 여유,민주주의 실현이 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한 필요조건이다.나는 여성들과 오래 일하면서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었고 이제는 말안해도 가슴으로 완벽하게 안다.이들이 어떻게 해야만 행복해진다는 것을.

그러나 네가지 조건 중에서도 먼저 해결되어야할 문제가 있다면 수많은 정치현안들이다.인간의 삶은 정치로부터 자주 상처받는다.그래서 정치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정치가 있어줘야 된다고 믿는 사람중의 한 사람이다.TV를 보니까 어느 프랑스 의원은 지하철을 타고 지역에 내려가고,또 다른 의원은 도서실에 박혀 살았다.스웨덴의 국회는 여성의원 수가 20%가 넘었다.내 눈엔 정치인이 그냥 직업인으로만 여겨졌다.그들은 모두 정직하고 진실해 보였다.

우리들의 행복을 위해 그렇다면 모두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아무리 바쁘고 짜증나더라도 철저하게 자기를 성찰하고,살만한 사회조건의 마련을 위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그런 면에서 최근에 죽은 중국의 주은래 부인 덩잉차오의 유언장은 음미해볼만하다.덜가질수록 행복하고,단순해질수록 선에 가깝고,나눌수록 풍부해진다는 생활속의 진실도 다시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1992-08-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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