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치와 「언행불일치」/한완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새 정치와 「언행불일치」/한완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한종태 기자 기자
입력 1992-07-28 00:00
수정 1992-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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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또다시 민자당 이종찬의원의 탈당설이 고개를 들어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이의원 자신이 탈당에 관해 명백한 얘기를 한 적은 없지만 그의 측근인사들은 「심증」을 앞세워 그같은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특히 민자당일각에서는 지난달 25일 김영삼대표와 공개회동후 전격적으로 당잔류결정을 내린 이의원이기에 그의 탈당설을 행여나 하면서도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다.

나아가 대통령후보경선과정에서 한배를 탔던 일부의원은 『만약 이의원의 재탈당설이 진실이라면 그는 정말로 수준이하의 정치인』이라고까지 성토했다.이의원의 진의야 어떻든 그에게는 최근들어 계속 극심한 「언행불일치」를 드러내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의원이 27일 상오 시내 하얏트호텔에서 새정치모임 멤버들과 조찬회동을 가진데서도 그랬다.

그는 회동이 끝난뒤 기자들에게 『지방에 갔더니 의외로 정치불신이 심하더라』『앞으로 좀더 생각해보고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는등의 발언을 함으로써 탈당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했다.

더욱이 『당잔류결정이 아직도 옳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얘기하기 곤란하다』고 발뺌했다.

『당에 남아 비주류로서 떳떳하게 활동하겠다』고 밝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오간 얘기를 전하는 한 참석멤버의 발표내용은 너무나 달랐다.

『이의원은 탈당설의 진의여부를 묻는 참석자들의 질문에 어떻게 이런 얘기가 나왔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했다』『이의원이 자신의 탈당설에 대한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며 전면부인 해버린 것이다.

결국 이의원은 한쪽에서는 탈당이 불가피한 것처럼 흘리고 다른쪽에서는 딱 잡아떼는 이른바 「이중플레이」를 한 셈이다.이는 집권여당의 대통령후보경선에 나섰던 인사로서의 행동과는 어울리지 않는다.이점에 국민들은 의아해하고 실망하고 있다.

특히 그는 「새정치」를 부르짖었던 인물이다.새정치는 정치적 신의와 정도를 추구하는 것이다.그리고 그것은 현실을 바탕으로 한다.

이의원은 잔류결정으로 경선결과를 인정한 이상 무엇보다 먼저당무에 복귀해야 한다.「새정치」를 위한다면 우선 현실에 충실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당무위원으로서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무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도 「새정치」와는 분명 어긋나는 것이다.
1992-07-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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