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중기지원 등 「민생」 역점/93년예산 어떻게 짜여질까

농어촌·중기지원 등 「민생」 역점/93년예산 어떻게 짜여질까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2-07-05 00:00
수정 1992-07-0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선용 선심편성 배제 “긴축유지”/건전재정·복지증진 “두토끼 쫓기”/각부처 요구 47조… 10조는 깍아야 할판

정부와 민자당의 내년 예산심의가 금주부터 본격화된다.

당정은 6일 최각규부총리와 각 부처 차관,황인성정책위의장등 당정책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차 예산당정협의를 갖는다.이어 9일부터는 소관부처별 예산심의에 착수,9월초까지는 정기국회에 제출할 내년 예산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예를 보면 당과 경제기획원,그리고 각 부처별 이해조정을 위해 정부예산안이 목표기일내에 확정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예산안의 국회제출 법정시한이 오는 10월2일이며 금년에는 대선때문에 정기국회일정이 짧아질 것등을 감안,늦어도 9월15일이전에는 정부예산안을 확정시킨다는게 당정의 방침이다.

특히 이번 예산심의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예산팽창이 있을수 있다는 점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당정,특히 민자당의 입장은 확고하다.농어촌·중소기업지원을 위한 「민생예산」편성에 주력하겠지만 결코「정치예산」을 짜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대선공약도 주로 예산과 관련없는 정책분야에 치중함으로써 예산편성에 압박을 주지않으려 하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도 평년보다 더 「알뜰한」예산을 짜겠다는게 민자당의 의지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경제안정기조유지를 위해 내년 예산안을 긴축편성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수차 밝혀왔다.실제 경제기획원을 중심으로 정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내년 예산증가율은 13∼14%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회계를 기준으로 할때 올해(33조2천억원)보다 4조원정도가 늘어난 37조5천억원 수준이다.

이는 내년도 실질성장률을 7%,물가상승률을 5%로 잡고 경상성장률을 12∼13%로 볼때 경상성장률에 맞춰 예산증가폭을 결정하는 것이 건전예산편성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자당은 한걸음 더 나아가 예산증가율이 경상성장률을 밑돌아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즉 10%이상 예산증가가 불가피하더라도 최대한 그에 근접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민자당은 이를 위해 ▲기관판공비·인건비등 경직성·소모성경비삭감 ▲불요불급사업및 신규사업억제 ▲정부내 유사기관 통폐합 ▲공무원 신규채용억제등을 추진키로 했다.

민자당은 내년예산안편성에 있어 건전재정기조라는 대명제아래 구체적 예산편성지침을 마련,분과별 예산심의에 적용할 계획이다.

민자당 예산편성지침은 ▲중소기업육성 ▲농어촌지원 ▲환경개선 ▲과학기술진흥 ▲통일·외교·안보지원 ▲도시서민생활안정등 국민복지증진 ▲사회간접자본투자확대 ▲기업의 국제경쟁력강화 등으로 대별된다.

민자당이 이중에서도 가장 신경을 쓰는 부문은 중소기업과 농어촌지원이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중소기업 도산이나 농수산물개방에 따른 농어촌경제침체를 방치할 경우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다.

건전재정편성과 복지부문투자확대라는,어떻게 보면 두마리 토끼를 쫓는 듯한 당정의 노력에 장애가 없다면 이상한 일이다.

우선 지난 5월까지 각 정부부처가 경제기획원에 제출한 내년 예산요구액은 일반회계가 47조7천8백51억원으로 금년보다 무려 43.9%가 증가한 규모이다.일반회계·특별회계를 합칠경우 올해보다 52.2%가 늘어난 78조6천23억원이 각 부처에서 요구됐다.

일반회계만 보더라도 정부가 상정하고 있는 예산증가율에 짜맞출때 10조원이상을 삭감해야한다.당측 입장이 반영된다면 삭감규모는 더욱 늘어나야하는데 각 부처가 요구한 예산규모도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어 무조건 삭감시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에 따라 예산소요의 불요불급에 대한 정책적 판단이 더욱 중요시된다고 볼 수 있다.방위비·공무원인건비·양곡관리기금등 매년 일정 수준의 증액을 요구하는 부문을 모두 고려한다면 장기적 안목에서의 국가사업비로 쓸 재원은 한정될 수 밖에 없다.심지어 이러한 사업비 재원이 금년 수준을 밑돌게 되리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공약사업추진도 내년 이후로 유보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이번 예산심의의 성패는 결국 경직성·소모성 예산을 얼마나 줄여나가느냐에 달려있다.

민자당은 경부고속전철등 정부가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예산이 충분히 확보될 수있을 정도까지 불요불급한 예산항목은 줄여 나가겠다고 다짐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이목희기자>
1992-07-05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