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은 새 모습 보여라(사설)

민자당은 새 모습 보여라(사설)

입력 1992-05-19 00:00
수정 1992-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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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이 이종찬후보의 거부에 따라 무산된 것은 민주화와 정치발전을 소망하던 많은 국민을 실망시키기 족한 것이었다.경선을 둘러싸고 그동안 여러가지 잡음이 들리는 가운데서도 당내외의 많은 사람들은 집권당 초유의 경선이란 사실 하나만으로 관심과 기대를 갖고 결과를 주시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막판에 와서 경선 자체가 불발로 끝나게 됨으로써 이같은 기대는 실망으로,잡음은 의혹으로 변하게될 가능성이 커져 안타깝다.19일 전당대회에서 김영삼후보를 대통령후보로 확정지을 예정이지만 경선좌절과 그에 따른 여파는 오는 12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침으로써 또 다른 정치적 혼란과 불안요인으로작용않을까걱정스럽다.

이번 경선의 무산은 정치권의 현주소와 정치역량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민주적인 경선의 절차를 통한 후보자간의 비전과 정책의 제시,승자에 대한 패자의 승복을 전제로 한 축제분위기의 조성 등 의욕을 앞세웠으나 뒤떨어진 정치풍토가 이런 의욕을 따라오지 못한 것이다.오히려 김·이후보진영간에 갈등이 증폭되어 서로 상처를 입다가 파국을 맞은 꼴이 되었다.

특히 이후보의 경우 이길 수 없다고 하여 자신이 속해 있는 정당에 매우 불리한 극한적 결정을 내렸다는 지탄을 면키 어렵다.정책대결을 외치면서도 뚜렷한 비전과 경륜을 내놓는 노력이 부족했고 설득력 있는 근거를 내놓지 않은 채 외압설을 거듭 주장하며 「들러리 경선 불참」을 선언 해버린 것은 그가 내걸었던 「새정치」와 걸맞지 않는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불리한 판세가 확실해진 전당대회 겨우 이틀 전에야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구태의 재연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당초 민정계 7인 모임에서도 무조건 경선출마의 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이번에도 대선독자출마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징후가 뚜렷하게 보인다는 점에서,이같은 유아적 발상은 광범한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제 이씨는 보다 확실히 앞으로 갈길을 밝혀야 한다.전당대회 결과를 인정치 않겠다는 독선적 태도에서 벗어나 합리적 비주류로서 당내투쟁을 할 것인지,민자당을 떠나 대통령선거에 나설 것인지를 곧바로 밝혀야 할 것이다.집권당 내부의 극한 투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국정의 혼란과 직결된다.그런 점에서 이후보는 징계조치를 기다리기 전에 스스로 분명히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총재인 노태우대통령이 『국민과 역사앞에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피력한 바와 같이 민자당 모두는 심기일전하여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태어나겠다는 의지와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민자당은 정부와 협의하여 각종 개혁청사진을 제시하고 그 의지를 확실히 함으로써 국민의 사랑을 되찾고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당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1992-05-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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