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바람부는 미하원/“재출마포기” 올들어 50명

「세대교체」 바람부는 미하원/“재출마포기” 올들어 50명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2-04-24 00:00
수정 1992-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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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개조론 대두속 일부 스캔들의원 “선수”/행정부와의 잦은 마찰로 의정활동 무력감

미국 하원의원들의 은퇴러시가 2차대전후 최고의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의회로부터의 「대탈출」로 비유되는 「탈의원」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이같은 현상이 앞으로의 미의회의 위상정립과 관련하여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년들어 「탈의원」을 선언한 하원의원의 숫자는 윌리 엄 브룸필드의원(공화,미시건주)이 지난 21일 은퇴를 선언함으로써 모두 50명으로 집계돼 전후 최고기록이었던 지난 78년의 49명을 넘어서게 되었다.

아이젠하워대통령 행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56년 하원에 첫 진출,현재 외교위원회 고참의원으로 있는 브룸필드의원은 차기 선거에 더이상 출마하지 않겠다고 은퇴를 밝히면서 『아무런 일도 못하게하는 지독한 당파주의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했다.

의회를 떠나면서 술회한 그의 발언은 민주당이 지배하고 있는 의회와 공화당인 부시행정부와의 대결로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는 오늘날의 미국 의회정치의 한 단면을 시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부시대통령도 미의회 불량수표 스캔들이후 최근 『의회는 반드시 개조되어야 한다』고 강조,그동안 민주당의 주도로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무려 36번이나 거부권을 행사,불편한 심기의 일단을 들어냈다.

현재 하원은 총의석 4백35석 가운데 민주당이 2백68석으로 절대다수를 장악하고 있고 공화당은 1백66석이며 무소속이 1명이다.다음 선거에서 출마포기를 밝힌 은퇴선언의원 50명의 당소속별 분포는 민주당이 33명,공화당이 17명으로 나타나 있다.

이들 의원들의 「탈의원」의 변은 개인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크게 보아 의회의 대정부 무력감등에서 연유되는 정치적 좌절감,의회은행의 불량수표 스캔들의 부산물로 풀이될 수 있다.

올해 46세의 젊은 나이에 의원생활을 그만두기로한 브라이언 도넬리의원(민주·매사추세츠주)은 『중산층의 세금감면을 위해 청문회를 수없이 개최하는등 온갖 노력을 다했으나 대통령의 거부권행사로 일거에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며 의회의 대정부 무력감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물론 이들 의원들의 잇단 탈의원선언의 배경에는 수표스캔들에 관련된 사람이 많았다는 점에 비추어 차기선거에 출마할 경우 상대후보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아 낙선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도 관과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재출마포기의 배경가운데는 10년마다 인구증감에 따라 조정되는 선거구조정작업이 올해 이뤄짐으로써 득표에 자신이 없는 인사들이 일찌감치 적당한 명분을 찾아 은퇴를 선언한 경우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탈의원」의 큰 흐름은 역시 의회의 위상과 의원의 역할에 관한 일종의 회의가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왜냐하면 미현직의원의 재당선 확률이 지금까지 거의 95%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미루어 볼때 요즘과 같은 재출마 포기현상은 대단한 정치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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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2년마다 실시되는 하원의원선거를 통해 이뤄지는 의원교체율은 통상 10%선에 머물러왔으나 올 11월에 있을 선거에서는 미증유의 잇단 재출마 포기선언으로 적어도 23%선인 1백명이상이 교체될 것으로 의회선거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2-04-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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