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 국회의원선거/해외 언론의 시각

14대 국회의원선거/해외 언론의 시각

입력 1992-03-27 00:00
수정 1992-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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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 타임즈/유권자들 정파싸움에 불만 표출

한국의 유권자들은 24일 실시된 총선을 통해 경제불안과 정치인의 파벌싸움에 대한 불만을 분출,노태우대통령에 대한 거부의 뜻을 밝히면서 집권 민자당의 과반수의석 재확보를 저지시켰다.민자당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패배를 시인하면서도 무소속당선자들에 대한 영입작업에 나서 겨우 과반수의석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3당합당 이후 72%에 달하던 의석점유율과는 거리가 멀다.

유권자들의 항의표시는 민주당의 예상밖의 강세와 정주영국민당대표의 중요정치세력 부상 등 두갈래로 나타났다.선거결과는 정부·기업간 밀월관계를 균열시키고 대권경쟁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김영삼 민자당대표는 대통령후보 지명획득을 위해 당내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됐으며 정국민당대표와 김대중 민주당대표는 대통령선거 출마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집권여당은 안정을 강조했고 내각책임제로의 개헌을 위해 3분의2 의석확보를 노렸으나 그 가능성은 사라졌다.<3·26>

◎뉴욕타임즈/개혁과 민주화노력 정당성 입증

집권 민자당이 예상보다 적은 의석을 얻어 창피를 당하긴 했지만 총선결과 전체를 따져보면 노태우대통령의 민주화를 향한 비전이 아주 정당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한국민들은 지난 4년간 노대통령이 추진해온 개혁에 힘입어 이번 총선 투표를 통해 종래의 낡은 정당구조를 뒤흔들면서 오는 겨을의 대통령선거전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었다.

신당인 국민당이 출현하여 이제까지의 정치 패턴을 깨트리면서 한국 유권자들은 한편으로 여당의 절대다수를 거부했고 한편으로 오는 겨을의 대통령선거에 새로운 인물이 참여하도록 고무했다.

한국민들은 새세대 정치인들을 애타게 고대하고 있으며 오늘 그들은 양극화된 기존의 정치적 대립보다 어떻게 하면 경제난국을 극복해 갈 것인가 하는 실제문제들을 더 걱정하고 있다.이처럼 한국유권자들의 태도가 크게 달라진 걸 볼 때 노대통령의 민주화노력이 인상적인 성공을 거뒀음을 알 수 있다.<3·26>

◎독매신문/정국 유동적… 정계개편 가능성 커

집권민자당의 총선패배로 한국의 정국은 유동적이 되었다.12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의 민자당후보가 불투명해졌으며 정계개편의 가능성도 없지않다.

민자당패배의 주요원인은 「거대여당」의 출현을 거부한 한국유권자들의 견제심리와 인플레·무역적자증대등 경제에 대한 불만때문이다.새로 구성될 국회는 냉전종식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환경의 변화,남북관계의 진전,경제과제등을 안고있다.

여·야당은 민의를 정확하게 받아들여 건전한 정당정치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를 기대한다.민자당의 패배로 한국정국이 유동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사회가 혼란·격동의 위기로 빠져든다는 차원의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성숙화의 과정을 착실히 밟고있다.

북한은 특히 이번선거결과를 이유로 핵의혹문제의 해결을 늦추거나 머뭇거려서는 안된다.건설적인 대화를 추진,화해와 교류를 통한 통일의 길을 확실하게 걷기를 기대한다.<3·26>

◎르 몽드/김영삼대표 대권도전에 큰 위협

이번 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자당은 도덕적 패배를 당했다.민자당의 패배는집권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의 표현이며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결과는 지난 88년선거때와 마찬가지로 의정활동에 불안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집권당이 이번 선거에서 진 것은 거대정당의 독주가 유권자들에 의해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집권당의 패배로 김영삼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의 차기대권도전은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됐다.그는 이번 총선을 이끌었는데,이번 패배의 책임은 그에게 돌아갈 것 같다.이같은 상황에서 민자당안의 정적들로부터 그에대한 공격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당의 괄목할만한 부상의 주목된다.국민당을 창당한 정주영씨는 설사 차기 대통령후보로 나서지는 못한다하드라도 최소한 차기대통령을 둘러싼 투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3·26>
1992-03-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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