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2-02-23 00:00
수정 1992-02-2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난날의 한국은 활선어를 일본으로 수출했었소.그런데 이젠 한국이 일본것을 수입해 갑니다.그래서 우린 생선회 제대로 못먹습니다.무역 역조 내세우기전에 이 현상부터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지요』◆일본 사람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한다.듣는 한국 사람은 할 말을 잃었고.그런 것까지 사다 먹으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느냐는 뜻이다.언짢게 들을 일만은 아니다.그 말로 무역 역조현실 전반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 해도 이쪽의 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지난해 일본등지에서 수입해온 활선어가 1억5천28만달러 어치였다니 놀랍잖은가.수입해서까지 미각을 즐길만큼 잘사는 나라인가 싶기만 하다.◆한나라의 한언이란 사람은 참새를 잡는데 황금으로 된 탄환을 썼다.가진자의 미친 짓이었다.그래서 그후 불필요한 일에 필요 이상으로 못되게 낭비하는 짓을 가리켜 김환탄작이란 말을 써 온다.우리의 금환탄작도 가히 병적이라고 할만한 상태.10만원짜리 외제팬티를 입으면 뭔가 좀 달라지는 거라도 있다는 것인지.없어도 좋을 수입품들이마구잡이로 들어와 멀쩡한 국산품의 기를 죽이고 있다.◆나무젓가락까지 외국것을 써야 한다는 것일까.그런데도 지난해는 지지난해보다 더 많이 들여오고 있다.놀라운 것은 김치까지도 일본에서 수입했다는 사실.간장은 이미 적잖이 수입해 오고 있다.근년 들어 각종 산채는 중국산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을 정도.그래서 제사상에 찾아온 영혼도 이젠 미각의 국제화시대를 즐긴다.중국산 고사리에 도라지,대만산 바나나에 북양산 명태국…하는 식으로.◆참으로 아까운 것은 그 숱한 1회용품들이다.낭비뿐 아니라 환경공해까지 유발한다는 1회용품.그걸로 한해 8천억원을 쓴다니 하늘을 쳐다보기가 두려워진다.정말 이래선 안되는데.

1992-02-23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